논술전형, "내신 불리함 뒤집자"…14개 대학 중 8곳 '의약학' 1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가 27일 2026학년도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최고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주요 14개 대학(서울대 제외) 중 8곳에서 의약학계열이 전체 경쟁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건국대 수의예과(222.3대 1), 경희대 한의예과-인문(520대 1), 동국대 약학과(193.6대 1), 성균관대 의예과(567대 1) 등이 각 대학의 논술 경쟁률 최상단을 장식했다. 의약학계열이 없는 대학이나 논술로 의대를 선발하지 않는 대학에서는 시스템반도체공학과(서강대), 경영대학(고려대), 자율전공(홍익대) 등이 1위를 기록했다.
한양대의 경우 정치외교학과가 1위를 차지했으나, 이는 3년간 논술로 의예과를 선발하지 않다가 2026학년도에 재개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논술전형에서 유독 의약학 등 최상위 학과의 경쟁률이 폭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생부로는 지원하기 어려웠던 대학에 논술고사 한 방으로 역전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신 편차가 극도로 적어 지원 카드가 한정적인 의대 준비생들에게, 당일 시험 성적으로 승부를 보는 논술전형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역전의 기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교과전형, 인기 학과 맹신 금물…합격 좇아 '비인기 학과'로 몰리기도
반면,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경쟁률 양상이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동국대 약학과(31.00대 1),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18.71대 1) 등 전형적인 인기 학과가 1위를 차지한 곳도 있지만, 철저한 입시 결과 분석을 통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는 수험생들의 전략적 지원이 두드러졌다.실제로 고려대 학교추천전형에서는 가정교육과가 25.29대 1을 기록하며 의과대학(12.89대 1) 경쟁률의 약 2배를 훌쩍 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연세대 역시 학생부교과(추천형)에서 IT융합공학전공이 13.80대 1로 약학과(5.60대 1)를 앞질렀다. 이는 내신 성적만으로 합불이 갈리는 전형 특성상,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도 무조건적인 상향보다는 적정 및 안정 지원을 택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종합전형, 취업률보단 '내 학생부와 맞는가'가 핵심 척도
학생부종합전형의 최고 경쟁률 모집단위는 그 스펙트럼이 가장 넓었다. 의약학계열(경희대 약학과, 이화여대 약학부)뿐만 아니라 생명과학과(서울시립대), 융합공학부(중앙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자연(한양대) 등 자연·공학계열이 다양하게 포진했다.심지어 상대적으로 취업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류되는 일본언어문화학부(한국외대), 영어영문학과(홍익대) 등 인문계 모집단위도 대학 내 학종 경쟁률 1위에 올랐다.
김병진 소장은 이를 '학생부 적합성'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했다. 학종은 단순히 인기 학과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고교 시절 이수한 과목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자신의 학생부 기록을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 모집단위를 찾아 지원하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수시 원서접수 경쟁률을 단순히 모집단위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선발 전형의 방법에 따라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가 극명하게 갈린다"며 "이러한 선발 전형별 경쟁률 분포 특성을 잘 파악해 남은 입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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