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고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했다.
산업용 지역 요금제는 요금 구성 항목에 '지역별 조정요금'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송전 비용과 전력자급률, 균형성장 요소를 반영해 전력 공급 여력이 크고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지역일수록 요금을 낮춘다.
이날 공개된 방안에 따르면 전국을 전력 흐름과 송전망 구조에 따라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눈 뒤 행정안전부가 개발한 지방우대지수와 산업위기지역 여부를 결합해 총 11개 지역으로 세분화한다. 제주는 도서지역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지난해 산업용 전력 평균 판매단가가 ㎾h당 181.9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남부권은 최대 10% 인하될 전망이다. 산업용 전력이 한전 전체 판매량 가운데 51%를 차지하는 만큼 요금 차등이 전력 다소비 기업의 신규 투자 지역을 결정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기후부는 이번 개편으로 산업계의 전기요금 부담이 연간 약 2조8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종 권역 구분 등에 따라 감소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와 한전은 도매 전력시장에 지역별 가격제를 도입해 한전의 전력 구입비를 줄이고 재정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 추가 의견 수렴과 관련 고시·전기요금 약관 개정을 거쳐 연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지역별 요금제가 전력 다소비 업종의 비수도권 신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한전의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왔다.
김상봉 고려대 정부행정학부 교수는 "기존 수도권 제조기업의 지방 이전보다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신규 투자를 지방으로 유도하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용수와 산업용지, 세제, 인력 등을 아우르는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유수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의 부채와 재정 적자가 심각하게 누적된 상황에서 지역별 요금제로 부담을 더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기업 이전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 규제 완화를 통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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