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당초 세제개편안보다 낮추는 방향으로 보완 작업에 들어갔다. 여당이 실거주 여부에 따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달리하는 방안에 제동을 걸면서 개편안을 발표한 지 20여 일 만에 핵심 내용이 수정 국면을 맞았다.
2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세제개편안에 담긴 9억원보다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과 같은 12억원을 적용하는 방안과 거주 1주택자와 동일한 14억원으로 맞추는 방안이 선택지에 올라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을 실제 거주 공간으로 이용하는 납세자에게 세제 혜택을 집중하고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의 혜택은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60%에서 2028년 거주·비거주 1주택자 모두 70%로 올리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전년도 세액의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했다.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 축소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겹치면서 세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구조였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60세이면서 주택을 10년간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의 시가 20억원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현행 27만6000원에서 2027년 114만원, 2028년 152만1000원으로 증가한다. 당정은 이처럼 거주 여부만으로 세 부담 격차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1주택자 종부세에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말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종합부동산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세제 개편은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과 세 부담 상한 확대도 재검토 대상이다. 여당은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으로 복원하고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로 유지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실거주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원칙을 살리기 위해 거주 14억원, 비거주 12억원으로 공제액 차이를 남기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되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보완될 전망이다. 정부안은 2029년부터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기간에 따라 연 8%, 최대 80%를 공제하도록 했다.
현재 취학과 근무, 질병 치료,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으로 살지 못한 기간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도록 설계됐다. 당정은 여기에 육아와 손주 돌봄, 가족 간병, 재건축·리모델링 등 납세자가 선택하기 어려운 비거주 사유를 추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비거주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을 때에는 과감하게 거주한 것으로 인정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일률적으로 높이면 집주인이 세금을 임대료에 전가하거나 직접 입주하기 위해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수정 논의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기본공제 차이를 없애고 비거주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면 고가 주택의 장기 보유 혜택을 줄이겠다는 개편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
재경부는 당정 협의 내용을 반영해 수정 범위를 확정한 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3일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 제출 단계에서 반영되지 않은 쟁점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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