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경제 제재에도…'중재국' 파키스탄 대표단, 이란 방문서 "상당한 진전"

  • 파키스탄 대표단, 이란 대통령 등 고위급 회동…호르무즈 재개방 등 논의

  • 이란, 미국 경제 제재에는 "완벽히 대응 준비"

사진이란 대통령실 홈페이지
시예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란 대통령실 홈페이지]


미국과 이란의 경제적 충돌 속에서도 파키스탄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해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파키스탄 측이 이란과의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파키스탄을 통한 중재 외교가 이어지면서 양국 간 외교적 해법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파키스탄 대표단의 일원인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전했다. 그는 "시예드 아심 무니르 원수와 나는 이란 대통령과 매우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을 가졌다"며 "이번 논의는 이란-미국 갈등,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과 향후 대응 방향, 그리고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 복원과 이를 통한 갈등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양측이 취해야 할 조치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대통령은 자국 정부의 입장과 우려 사항을 솔직하게 전달했으며, 관련 사안들에 대해 매우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회담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이 추가적인 진전과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와 별도로 파키스탄군은 추가적 긴장 고조 방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분쟁의 "신속한" 종식 관련 내용도 논의했다고 아랍뉴스는 보도했다.

전날 이란에 도착한 파키스탄 대표단은 '온건파' 페제시키안 대통령 외에 '강경파'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을 비롯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등과도 만나 미국과의 협상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이란 경제 제재

이번 파키스탄 대표단의 이란 방문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발표하기 직전 이루어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동부시간 24일 재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의 경제적 고립을 목표로 한 '경제적 고립 작전'을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디지털 자산·기술·금·항공·해운 등 5개 분야를 이란 관련 2차 제재가 적용될 수 있는 대상으로 확대했고, 이와 별도로 이란의 핵·미사일·사이버 작전과 석유 수익 창출 등에 관여한 개인·기업·선박 등 60여 곳을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이슬라마바드 MOU에 합의하며 휴전 수순을 밟았지만, 7월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던 선박이 이란으로부터 공격받았다고 주장하며 군사 행위를 재개하자 다시 충돌 모드로 들어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옵션 대신 경제적 제재에 무게를 둔 가운데 이날 경제 제재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 시 페르시아만의 원유 수출을 차단할 것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세예드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장관은 이날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완벽히 대응할 준비가 됐다"며 "적들은 우리를 상대로 경제적 테러 공격을 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체 수단이 있고 이 게임을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와중에도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한 물밑 외교가 진행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외교적 해법의 불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베선트 장관의 제재 발표 이후 국제 유가는 오히려 약세를 나타냈다. 이란의 대미 협상 대표를 맡고 있는 갈리바프 의장은 전날 무니르 총사령관과 만나 이란은 이슬라마바드 MOU 이행을 원하고 있지만,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태도와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압박과 협박에 의존하는 것은 외교적 과정을 더욱 복잡하게 할 뿐"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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