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유가와 비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농가가 1980년대 이후 40년래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낮은 곡물 가격과 대중국 농산물 수출 감소, 기상 악화로 이미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생산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중서부 농촌의 표심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옥수수 파종 시 사용하는 11-52-0 인산 비료 가격이 10년 전 톤당 470달러(약 65만원)에서 현재는 900달러(약 125만원)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업 장비에 사용되는 디젤 연료의 미국 평균 가격은 이란 전쟁 전 갤런당 3.81달러에서 현재 5.45달러로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용 상승은 이미 지난 수년간 낮은 곡물 가격으로 소득 부담이 컸던 미국 농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개시한 각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농산물 수출, 특히 중국으로의 대두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국 옥수수 재배 지역에 닥친 가뭄과 폭우 등 기상 이변은 미국 농가에 추가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브래스카 농부 연합의 존 한센 회장은 현재 상황을 가리켜 "1980년대 이후 최악의 농업 경기 침체"라고 언급했고, 팸 존슨 전 미국 옥수수 재배자 협회 회장은 "(이란) 전쟁이 우리 농부들에게 엄청난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며 "농부들은 앞으로 2년간은 어떠한 수익도 올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공화당, 중간선거 '빨간 불'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민들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최근 FT 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53% 이상이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는데, 이는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전날 "(중간선거까지) 71일밖에 안 남았는데 우리는 농가에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작년 '해방의 날' 이후 줄곧 그러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농민) 여러분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의회에 110억 달러의 추가 긴급 지원책을 요청했지만, 이 정도 규모는 농가 피해를 만회하기에 역부족이라고 FT는 평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식품 가격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향후 90일 동안 최대 30만톤의 분쇄육용 쇠고기에 대해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농가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미국 농가의 분노와 실망감이 커짐에 따라 그동안 공화당 강세였던 미국 중서부 농업지대에서도 민주당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더 타임스는 전날 '농부들은 트럼프를 좋아했지만, 트럼프는 농부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민주당이 중서부 지역 중 한 곳인 아이오와주 상원 선거에서 깜짝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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