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상관계수 관리 실패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서도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지 못해 상품이 상장폐지됐다. 시장에서는 개별 상품의 운용 실패를 넘어 운용사가 상품별 상관계수를 제대로 점검했는지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지난달 말까지 타임폴리오가 운용하는 ETF 19개 전부의 책임운용역 또는 부책임운용역을 맡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책임운용역을 맡은 상품은 지난 19일 상장폐지된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를 포함해 9개다.
김 본부장은 이달 초 운용조직 개편 이후에도 'TIME 코스닥액티브', 'TIME 차이나AI테크액티브', '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TIME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 등 핵심 ETF 6개의 책임운용을 맡고 있다.
상품 수와 운용인력이 많지 않은 중소형 자산운용사에서는 한 명의 운용역이 여러 상품을 맡는 경우가 있다. 다만 문제가 발생한 상품의 책임자가 사실상 운용사의 전체 ETF를 폭넓게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운용 및 내부통제 체계가 적절했는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형 운용사들은 운용의 전문성과 관리 편의성을 위해 운용역별 담당 영역을 어느 정도 구분하고 있다. 배당주 상품은 배당·가치주에 집중하고 기술주 상품은 성장주와 기술주에 전문성을 가진 운용역이 맡는 식이다. 반면 타임폴리오는 한 운용역이 배당주부터 나스닥100, 국내 코스닥,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성격이 다른 상품을 폭넓게 담당하는 구조다.
이번 상장폐지와 관련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결과적으로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음에도 상관계수 규정 때문에 상품이 퇴출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익률이 비교지수를 웃돈 시점만으로 운용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올해 5월 초까지 약 반년 동안 비교지수를 밑도는 기간이 이어졌다.
특히 상품의 운용 방향이 비교지수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는 미국 배당주 지수인 '슈드(SCHD)'를 기반으로 고배당주를 선별하고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실제 포트폴리오에는 관련성이 떨어지는 테크주 등이 담겼다. 결국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해서 비교지수와 동떨어진 운용을 이어간 것이 상관계수 미달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비교지수를 따라가면 되는 패시브와 달리 액티브는 초과 수익을 내야 하기 떄문에 상대적으로 운용 역량이 중요하다"며 "올해 상반기처럼 국내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한 상황에서는 운용이 어렵고, 장기간 운용할수록 초과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상관계수 관리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쟁점이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3개월 이상 0.7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일각에서는 상품 개발 단계부터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교지수와 실제 운용전략의 괴리가 지나치게 컸다면 운용 단계의 문제뿐 아니라 애초 상품 설계와 지수 선정 과정에서부터 적정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역이 상관계수 기준을 벗어나더라도 이를 관리하는 컴플라이언스 조직이 있을 텐데 더블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운용역 개인의 판단 문제로 끝낼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상관계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했을 때 바로 조정할 수 있는 체계가 있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관리 실패에 따른 상장폐지는 올해 들어 반복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TDF2030액티브', 'ACE TDF2050액티브', 'ACE TDF장기자산배분액티브',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등 4개 상품이 상관계수 관리 실패로 상장폐지됐다. 이어 이달 19일에는 타임폴리오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까지 시장에서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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