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이전 누적규모 15.9조원…금감원, DC→IRP 이전 허용 추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이용이 빠르게 늘면서 금융당국이 제도 간 이전을 허용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금융 및 퇴직연금 사업자 등 17개 기관과 ‘퇴직연금 실물이전 개선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열고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가입자가 기존 운용상품을 매도하거나 해지하지 않고 퇴직연금 사업자만 변경해 계좌를 옮길 수 있는 서비스다. 2024년 10월 31일 시행 이후 가입자의 사업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다만 현행 실물이전은 같은 제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DB에서 DB, DC에서 DC, IRP에서 IRP로만 이전할 수 있어 DC 가입자가 다른 사업자의 IRP로 이전하는 것은 어려웠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보유한 계좌 역시 실물이전이 제한됐다.

이전 절차에서 가입자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녹취를 의무화하면서 절차가 지연되는 문제도 있었다. 실물이전 신청이 취소되거나 거절될 경우 가입자에게 구체적인 사유가 안내되지 않아 민원이 발생하는 등 프로세스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금감원은 TF를 통해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로 했다. 우선 DC에서 다른 사업자의 IRP로 이전할 수 있도록 전산 개발을 추진하고 환매중단펀드를 실물이전 가능 상품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비대면 의사 확인 방식도 개선한다. 녹취 외에 안전하게 가입자의 이전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신청이 취소되거나 거절될 경우 가입자에게 구체적인 사유를 안내하도록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9월까지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확정하고 10월부터 전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TF는 2027년까지 운영하며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까지 누적 실물이전 금액은 1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전 건수는 25만여건으로 일평균 261억원, 409건이 이전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이전 규모는 6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200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반기별 이전 규모는 2024년 하반기 1조9000억원에서 2025년 상반기 3조2000억원, 하반기 3조8000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6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권역별로는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이전이 5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은행에서 은행으로 이동한 금액도 4조5000억원으로 28%를 차지했다. 증권사로의 '머니무브'와 함께 은행권 내 사업자 변경도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별로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이전 규모가 6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확정기여형(DC) 4조8000억원, 확정급여형(DB) 4조3000억원 순이었다. DC와 IRP는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DB는 증권사에서 은행·보험사로 이동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금감원은 “실물이전 서비스 이용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가입자가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절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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