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가 본 한중수교 34년.."경제·기술 안보화가 협력 장애물"

  • 교역·인적교류 회복세…완전한 정상화 아냐

  • "미중경쟁, 경제·기술 안보화가 협력 걸림돌"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한중 수교 34주년을 맞아 양국 교역과 인적 교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중 전략경쟁과 경제·기술의 안보화가 경제 협력을 제약하면서 양국 관계가 과거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관찰자망이 24일 한중관계 현주소를 진단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사진인터넷 캡처
중국 관찰자망이 24일 한중관계 현주소를 진단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사진=인터넷 캡처]

중국 관찰자망은 이날 "수교 34년, 중한관계 '온도차'는 왜 생겨났나"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매체는 무엇보다 한중 경제 관계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전체 교역 규모에는 큰 변동이 없지만 산업 구조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중 경제 관계가 과거 수직적 분업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망 상·하류가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잔더빈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소장은 "상호 균형적인 경제 관계가 양국 모두에 유리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정치적 요인 등 구조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중관계를 제약하는 가장 중요한 대외적 요인으로는 미국을 꼽았다. 잔 소장은 "미중 전략 경쟁이 한국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안보·경제·기술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미국에 기울어진 정책 선택을 하고 있으며, 이는 민주당과 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한국의 대중 관계 개선 여지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와 기술 분야의 ‘안보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한중 양국은 수직적 분업 관계였지만 지금은 수평적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장애물은 경제와 기술 문제가 지나치게 안보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잔 소장은 미국의 압박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을 한중 관계 회복의 중요한 신호로 평가했다. 하지만 관계 개선이 완전한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잔 소장은 “정치적 신뢰와 경제 협력, 인적·문화 교류 등이 과거의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양국간 인적 교류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이것이 상대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잔 소장은 “특히 한국의 대중 인식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오는 11월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관찰자망은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중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의 기회이자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양국이 경제적으로 새로운 협력 공간을 찾고 정치적으로 상호 신뢰를 회복하며 국민 간 인식 격차를 좁힐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다른 매체들은 한중간 경제 인적 교류가 새로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최근 한중간 경제 무역 관계가 반도체와 제조업을 넘어서 항공·관광과 문화유산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전략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고 있지만 양국 산업의 상호의존 구조는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왕링이(王泠一) 중국 상하이사회과학원 상하이국제경제교류센터 연구원은 "반도체와 제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한중 공급망의 상호의존이 항공·관광과 문화 교류로 확장되면서 양국 경제 관계의 융합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영자치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한중수교 주역인 신정승 전 주중대사의 인터뷰를 게재하기도 했다. 신 전 대사는 한중 수교 협상 당시 외교부 동북아 2과장으로 모든 실무 업무를 맡았었다. 

신 전 대사도 오는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 계기로 한중 관계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한중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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