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건자료, 손해배상소송에 활용…신고인 '재조사 요청권' 신설

20일 국회에서 열린 8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최용훈·최길수·강지식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국회에서 열린 8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최용훈·최길수·강지식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보유한 조사 자료를 피해기업 등의 손해배상소송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공정위가 무혐의 등에 해당하는 처분을 내렸을 때 신고인이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법률에 명시된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법원은 공정위에 사건 기록의 송부를 요구할 수 있지만 공정위가 이에 따라야 할 명시적인 의무는 없다.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제출하면 비밀엄수 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민사소송에서 공정위 자료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개정법은 소송 당사자가 상당한 노력을 했는데도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이 해당 사건에 대한 공정위 처분이 끝난 뒤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자진신고 감면과 관련된 자료, 공정위가 조사·심의를 위해 작성한 내부 자료, 다른 법률에 따라 공개가 제한된 자료 등은 제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영업비밀도 원칙적으로 보호하지만 법원이 법 위반이나 손해 발생 및 손해액 입증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출하도록 했다. 이 경우 법원은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사람과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소송 과정에서 확보한 영업비밀을 재판 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비밀유지명령 제도도 도입된다. 법원이 소송 당사자에게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는 사유는 기존 손해액 입증뿐 아니라 법 위반 입증까지 확대된다. 적용 대상 역시 일부 담합·불공정거래 사건에서 공정거래법상 모든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넓어진다.

하도급법상 손해배상소송에도 같은 취지의 자료제출 제도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술자료 유용 등 피해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의 위법행위와 피해 규모를 입증하는 데 공정위 조사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신고인의 재조사 요청 절차도 신설된다. 공정위가 법 위반이 없다고 판단하는 등 처분을 하지 않을 경우 신고인에게 그 사실과 이유를 서면으로 알리고, 신고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재조사 요청의 타당성은 공무원과 민간위원으로 구성되는 '신고인 재조사 요청 심의위원회'가 심의한다. 요청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공정위는 최초 사건 담당자와 다른 조사관에게 재조사를 맡겨야 한다. 구체적인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하도급 사건의 처분 가능 기간을 계산할 때 유효하게 진행된 분쟁조정 기간을 제외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다만 조정 신청이 취하·각하되거나 소송 제기로 조정이 중지된 기간은 기존처럼 처분 기간에 포함한다. 기간 계산의 시작점은 '신고일'에서 '신고 접수일'로 한다.

개정 법률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며, 공포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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