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서류 맡기고 상담시간 4배로 ↑…102개 고용센터 30년 만에 전면 개편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국 102개 고용센터가 행정업무 중심 기관에서 구직자의 취업과 경력개발을 지원하는 '평생 일자리 토털케어'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급여 지급과 서류 심사 등 반복 업무는 인공지능(AI)에 맡기고 상담 인력은 도움이 필요한 구직자의 심층 상담에 집중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고용센터는 연간 200만명 이상의 구직자가 찾고 있지만 실업급여 담당 직원 1명이 하루 평균 70건이 넘는 실업인정 업무를 처리하는 등 행정업무에 치우쳐 내실 있는 상담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노동부는 AI 기술 등을 활용해 반복적인 행정업무를 맡길 방침이다. 핵심은 고용24를 기반으로 한 '나만의 AI 고용센터'다. AI가 구직자의 설문 응답과 경력, 고용보험·훈련 이력 등을 분석해 구직자를 '자기주도형'과 '집중지원형'으로 분류한다. 취업 역량을 갖춘 자기주도형은 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취업지원 사업 추천부터 서비스 신청, 수료 확인, 취업활동 이력 조회까지 처리할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집중지원형에게는 전담 사례관리자가 배정된다. 사례관리자는 AI 기반 진단 도구인 잡케어를 활용해 구직자의 역량을 진단하고 취업 경로를 설계한다. 이후 심층상담과 직업훈련, 취업 알선은 물론 취업 후 경력개발까지 1대1로 밀착 지원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별도의 인력 확충 없이 약 4900명인 기존 고용센터 인력의 역할을 바꾸는 것"이라며 "업무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행정업무에 쓰던 시간을 구직자 상담에 투입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취업활동에는 난이도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하는 취업활동 마일리지도 도입한다. 실업급여 수급자나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가 상담·면접·직업훈련 등 활동을 수행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목표를 달성하면 급여가 자동으로 지급되는 방식이다. AI는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이 의심되는 사례도 걸러낸다.

기업 지원도 지원금 지급 중심에서 채용 전 과정을 돕는 방식으로 바뀐다. 노동부는 구인공고와 고용행정 데이터를 분석해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이를 위해 고용24 펌케어 AI를 통해 기업의 업종과 필요 직종을 토대로 구인공고를 자동 작성하고 적합 인재와 추천 이유, 받을 수 있는 지원금까지 제시한다. 채용 이후에는 신입 노동자의 현장 적응과 장기근속도 지원한다.

지역 고용정책의 자율성도 확대한다. 지방청 고용센터가 고용보험 등 행정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 산업전환과 고용 상황을 진단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사업 요건과 지원 기간을 조정하도록 예산과 권한을 부여한다. 일선 고용센터는 구직자·기업 대상 서비스에 집중하고 급여 지급이나 위탁기관 관리, 부정수급 조사 등 행정업무는 지방청 중심으로 통합한다.

지난 5월부터 대전고용센터에서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범사업에서는 참여자의 72.4%가 자기주도형, 27.6%가 집중지원형으로 분류됐다. 참여자의 86.8%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집중지원형의 평균 대면상담 시간은 기존 18분에서 73.8분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노동부는 올해 하반기 실업급여와 사례관리 등 과제별 시범운영을 확대하고 2027년부터는 혁신 과제를 한데 모은 통합 시범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전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고용센터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AI에 맡기고 그 자리를 사람과 일자리를 잇는 서비스로 채워야 한다"며 "졸업부터 은퇴까지 모든 국민의 일자리 여정을 함께 그려가는 동반자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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