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열여덟 살의 나이로 서울 배화여학교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던 양구 서호리(현 상무룡2리) 출신 한수자 지사의 삶과 독립운동 정신이 고향에서 다시 조명된다.
강원 양구근현대사박물관은 오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여덟 살의 한수자, 다시 만세를 부르다’를 개최한다.
20일 양구군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양구 출신 독립운동가 한수자 지사의 삶과 1920년 배화여학교 만세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지역사회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수자 지사는 1920년 3월 1일 배화여학교 재학 당시 동료 학생들과 3·1운동 1주년을 기념하는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학생들은 학교 교정과 기숙사 뒤편 언덕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다. 배화여학교 학생들의 시위는 1919년 3·1운동이 일회성 만세운동에 그치지 않고 이듬해 학생들에게까지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항일 학생운동이었다.
한 지사는 이 일로 일제 경찰에 체포돼 동료 학생 23명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국가기록원에 남아 있는 판결 기록에는 당시 한수자의 나이가 18세, 본적은 강원도 양구군 양구면으로 기록돼 있다. 1920년 4월 5일 경성지방법원은 이른바 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열여덟 살 양구 출신 여학생이 서울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다 일제의 사법처분까지 받았던 사실이 당시 판결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정부는 한 지사의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해 2021년 독립유공자로 추서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탄생과 성장, 배화여학교 시절, 만세운동과 이후 삶을 시간 순으로 보여준다. 한 지사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도 선보인다.
전시는 ‘양구에서 다시 기억되는 이름, 한수자’를 시작으로 ‘양구에서 태어난 아이 한수자’, ‘배화의 교정에서 함께한 약속’, ‘1920년 3월 1일, 필운대 언덕에 울려퍼진 소녀들의 함성’, ‘서대문 감옥의 봄’, ‘꺾이지 않는 푸른 초록: 영원히 지지 않을 발자취’ 순으로 이어진다.
개막식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양구근현대사박물관 로비에서 열린다. 김왕규 양구군수와 군의원, 지역 사회단체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양구군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알리고 군민과 방문객들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현정 양구군 관광문화과장은 “양구에서 태어나 열여덟이라는 어린 나이에 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한수자 지사의 삶과 뜻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뜻깊은 자리”라며 “많은 군민과 방문객들이 한수자 지사의 용기와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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