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가 기존에 비해 두 배로 늘면서 연간 대출 증가 허용 폭이 약 30조원 확대됐지만 당장 대출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별로 배분될 공급 한도와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데다 상당 부분은 이주비 등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실수요자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9일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 목표 조정을 위한 실무회의를 연다. 금융당국은 이 자리에서 추가로 확보된 약 30조원의 대출 증가 여력을 금융회사별로 어떻게 배분할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늘어난 여력 중 상당 부분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대출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입주·이주 관련 실수요자의 대출난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국은 주택 공급 관련 대출을 금융회사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 관리하기로 하면서 금융권이 해당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도 커졌다.
총량 확대에 따라 은행권의 하반기 대출 공급 여력도 일부 늘어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기준으로 남은 기간 최대 7조5000억원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공급 여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증가 목표가 4조3363억원에서 8조6726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이미 증가한 1조1175억원을 제외한 잔여 한도를 모두 주담대에 활용한다고 가정한 수치다.
다만 총량 배분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영업점에서도 대출 한도를 적극적으로 안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마다 기존 대출 증가 실적과 적용받는 관리 수준이 다른 만큼 실제 추가로 취급할 수 있는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 방식을 완화했더라도 각 은행의 구체적인 공급 여력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현장에서는 당분간 보수적인 대출 취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총량 확대가 기존 대출 규제 자체의 완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대출 총량뿐 아니라 세부 심사 기준을 둘러싼 혼선도 계속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제한과 관련해 부모 봉양이나 직장 이동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판단은 은행별 여신심사위원회에 맡겨졌다.
실제 사례가 다양하고 경계가 모호한 사례가 적지 않아 은행으로서도 대출 실행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슷한 사유라도 금융회사에 따라 판단이 다르면 차주들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판단이 어려운 사례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금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면 관련 내용을 금융권과 공유할 방침이다.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보다는 개별 사례에 대한 해석을 축적해 기준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이달 안에 은행별 총량 조정 협의를 마무리하고 대출 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선 대출 총량을 두 배로 늘린 만큼 대출 오픈런 등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이달 안에 협의를 마치고 실수요 금융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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