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금리가 18일(현지시각) 오전 장중 한때 2.945%까지 오르며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일본은행(BOJ)의 9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에 따른 국채 공급 확대 우려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의 3%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도쿄 채권 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10년 만기 신규 국채 금리는 한때 2.930%까지 상승해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장중 2.945%까지 올랐다. 2년물 금리도 1.700%까지 올라 1995년 5월 이후 가장 높았고, 5년물은 장중 2.18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BOJ의 조기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달 말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공동으로 엔화를 매입했고, 이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BOJ의 조기 금리 인상설이 퍼졌다. 그럼에도 엔화 약세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으면서 BOJ가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렸다.
시장에서는 9월 인상을 사실상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단기 금융시장 조사기관 도탄 리서치에 따르면 17일 오후 기준 BOJ가 9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약 80%로 높아졌다. 익일물 금리 스와프(OIS) 시장에서도 인상 가능성이 80% 안팎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BOJ는 지난 6월 금리를 올린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인상하게 된다. 그동안 대체로 반년에 한 번꼴이었던 금리 인상 주기가 앞으로는 더 짧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BOJ 내부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질 경우 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일부 정책위원에게서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이제 9월 인상 여부보다 최종 정책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BofA증권은 BOJ가 2027년 7월까지 네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 정책금리를 2%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인 '2027년 말 1.75%'에서 금리 인상 시점과 최종 수준을 모두 상향 조정한 것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도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려면 국채 발행을 확대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국채 공급이 늘어나면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카이치 정부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내걸고 2027년도 예산안에서 경제성장과 위기 대응 분야의 예산 요구 상한을 없애기로 했다. 노리아쓰 미즈호증권 수석 채권전략가는 닛케이에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시장에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을 눌러줄 매수세도 보이지 않는다. 국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려는 움직임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달 실시된 30년물과 10년물 입찰에서는 투자자 수요가 부진했다. 재무성은 이날 입찰하는 5년물 국채의 표면금리를 2.200%로 정했다. 5년물 발행이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BOJ의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 도달 수준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입찰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도 일본 국채에 대한 매도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재정 악화 우려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증가 등이 겹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17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31%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런 요인들이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일본 10년물 금리의 3% 돌파가 시간 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야마와키 다카후미 JP모건증권 채권조사부장은 "금융정책이나 엔화 약세 등 시장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10년물 금리가 3%에 도달하면 추가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며 "3%가 금리 상승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상승 국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초저금리 환경에서 더 높은 수익을 찾아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에 투자해왔지만,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 환헤지 비용을 감안한 미국 국채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자금이 실제로 대규모로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패트리에이션'이 발생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 국채의 최대 해외 보유국인 만큼 신규 매수를 줄이거나 만기 자금을 자국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미국 국채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