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되고 中은 안 되고?" '지진 피해' 콜롬비아 구호 손길 엇갈린 이유

  • 친중​​​​​​→친미 선회하는 새 정권..일대일로 탈퇴 가능성

  • 中구조 지원 의사에 '묵묵부답'...美 구조팀은 현지로

콜롬비아의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이1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산카를로스 궁전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경례하고 있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이날 서부 주요 도시를 강타한 전날 지진 피해 복구 상황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콜롬비아의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이1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산카를로스 궁전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경례하고 있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이날 서부 주요 도시를 강타한 전날 지진 피해 복구 상황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규모 7.4 강진 피해를 입은 콜롬비아가 중국의 지진 피해 복구 지원 제안에 '묵묵부답'인 반면 미국, 이스라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 '우파' 국가의 구조대만 수용하면서 외교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콜롬비아 새 정부가 구스타보 페트로 전 대통령 시절의 친중 외교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콜롬비아의 필요에 따라 적절한 방식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제개발협력청(CIDCA)도 같은 날 콜롬비아 측의 요청에 따라 적절한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SCMP는 "주장양 주콜롬비아 중국대사관 대사가 국제사회 지원 조율 담당자와 공식 연락창구를 콜롬비아 정부 측에 요청했으나 하루 넘도록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반면 콜롬비아 외교부는 이미 우방국들과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국제협력을 위한 지휘본부를 설치했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을 비롯해 이스라엘·에콰도르·엘살바도르의 구조팀은 12일부터 현지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재난 지원 대응팀을 구성하고 긴급 대피소 및 구호를 위해 155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CMP는 미국과 중국의 지원에 대한 콜롬비아 정부의 상반된 대응은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이 페트로 전 대통령 시절의 친중 행보에서 선회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콜롬비아는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외교정책의 중심축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탈퇴 움직임이다. 콜롬비아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인 네이트 모리스는 지난 5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이 일대일로에서 탈퇴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이를 공식 확인한 바 없으며, 콜롬비아 외교부 역시 취임 이후 일대일로 탈퇴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은 상태다.

최근 중국 기업의 현지 인프라 사업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수도 보고타 지하철 1호선 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해 온 중국항만공사는 하청업체에 현금을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최근 현지 검찰 조사도 받고 있다.

페트로 전 정권 시절 중국과 콜롬비아의 경제·외교적 관계는 크게 강화됐다. 양국 간 교역이 늘면서 중국은 콜롬비아의 2대 무역 파트너로도 자리잡았고, 중국 기업들은 콜롬비아 지하철 건설 등 대형 인프라 사업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한편 콜롬비아를 강타한 지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 저녁 기준으로 사망자가 최소 26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거의 500명으로 보고됐으며, 총 2만5800가구가 지진 피해를 봤다고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덧붙였다. 민간 단체가 집계한 실종자는 4100명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피해 복구를 위한 경제 비상사태와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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