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는 2027년 8월 8일 폐막한다. 그러나 대회의 성패를 판단하는 시간은 그다음 날부터 시작될 수 있다. 수십만 청년이 다녀간 자리에 어떤 관계와 문화, 생태적 실천이 남을 것인가. 거대한 시설이나 일시적인 관광 소비보다 청년이 지역 사회에서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남길 때 6일간의 축제는 하나의 전환점이 된다.
주제가는 언어가 다른 참가자를 연결하는 공통의 기억이 된다. 대회 기간 반복해서 불린 노래가 폐막 뒤 각국 교구와 청년 모임에서도 이어진다면 서울 대회를 기억하는 문화적 유산이 된다. 2026년 1월 창단한 WYD 합창단과 합주단도 주요 전례 음악을 준비하고 있다. 완성된 무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국가와 장애를 가진 청년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번역과 편곡, 악보·음원 접근성도 중요하다.
명동대성당 갤러리 1898 광장에는 체험형 WYD 상설홍보관 '왔어? 갈게!-이미 시작된 순례'가 문을 연다. 대회 정보를 일방적으로 보여주기보다 방문객이 환대에 응답하며 순례의 의미를 경험하도록 기획됐다. 이런 행사가 신자만의 공간에 머물지 않으려면 비신자와 다른 종교인, 외국인,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고 시민이 질문하고 비판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조직위는 가톨릭 환경운동 네트워크인 찬미받으소서 운동(Laudato Si’ Movement·LSM)과 협력해 포스터와 참여 가이드를 각국에 배포한다. 국내에서는 2025년 4월부터 산림청·서울시와 함께 상암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서 연 2회 나무를 심고 있다. 회당 300그루, 2027년까지 총 1800그루를 심는 것이 목표다. 국내 활동과 세계 각국의 식재 기록을 한 지도에 연결해 대회 뒤에도 남는 생태적 유산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역에 맞지 않는 수종을 심거나 허가 없이 식재하고 관리 없이 방치하면 생태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조직위가 '상쇄'라는 표현을 사용하려면 계산 방법과 목표량, 검증 주체를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항공 배출을 모두 지운다고 설명하기보다 이동이 남기는 환경 부담을 인식하고 탄소흡수원 확대와 생태적 회개에 참여하는 실천이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 캠페인의 신뢰는 지도 위의 점 개수보다 몇 년 뒤 살아남은 나무에서 확인된다.
대회의 사회적 유산은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시민이 청년 순례자를 어떻게 맞았는지에서도 드러난다. 종교 행사가 공공 공간을 사용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시민의 이동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며, 지역 상인과 주민의 의견을 준비 단계부터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환대는 방문객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라 행사를 여는 측이 시민에게 보여줘야 할 태도이기도 하다.
홈스테이 가정과 해외 순례자의 인연, 함께 훈련한 국내외 봉사자, 전국 교구에서 시작된 청년 교류, 도시 곳곳에 남은 생태적 실천이 이어질 때 6일간의 행사는 하나의 과정이 된다. 청년사목이 대회 준비 인력 동원에 그치지 않고 청년에게 실제 의사결정권을 줬는지, 대회 뒤에도 교회 안에서 목소리를 낼 자리가 생겼는지도 물어야 한다.
WYD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축제였는지는 폐막미사의 인파나 관광 매출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대회가 끝난 뒤 외로웠던 청년에게 공동체가 생기고, 봉사를 경험한 청년이 자신의 지역을 바꾸며, 시민이 종교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이웃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가. 교황이 떠난 서울에 남아야 할 것은 거대한 행사의 흔적보다 다음 순례를 시작할 사람들이다.
세계 청년이 함께 부를 서울의 노래
서울 WYD 공식 주제가는 김지윤(프란치스코) 작곡가의 'Confidite, Ego Vici Mundum'이다. 우리말로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이다. 2025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모에는 국내 140곡과 해외 294곡이 접수됐다. 조직위원회와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심사를 거쳐 선정된 곡은 대회 주제 성구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한다.주제가는 언어가 다른 참가자를 연결하는 공통의 기억이 된다. 대회 기간 반복해서 불린 노래가 폐막 뒤 각국 교구와 청년 모임에서도 이어진다면 서울 대회를 기억하는 문화적 유산이 된다. 2026년 1월 창단한 WYD 합창단과 합주단도 주요 전례 음악을 준비하고 있다. 완성된 무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국가와 장애를 가진 청년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번역과 편곡, 악보·음원 접근성도 중요하다.
성당 밖 도시에서 만나는 가톨릭 문화
조직위는 2026년 8월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가톨릭 문화박람회를 열었다. 수도회와 신심단체를 소개하는 '다소니길', 청년과 수도자가 대화하는 '보케이션 카페', 고해성사를 위한 '화해공원' 등을 통해 신앙과 문화, 환대의 가치를 시민과 나누는 자리다.명동대성당 갤러리 1898 광장에는 체험형 WYD 상설홍보관 '왔어? 갈게!-이미 시작된 순례'가 문을 연다. 대회 정보를 일방적으로 보여주기보다 방문객이 환대에 응답하며 순례의 의미를 경험하도록 기획됐다. 이런 행사가 신자만의 공간에 머물지 않으려면 비신자와 다른 종교인, 외국인,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고 시민이 질문하고 비판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로 오기 전 고향에 심는 나무
온숨캠페인 글로벌 나무심기 운동은 '장거리 비행이 남기는 탄소 발자국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각국 순례자와 교구·본당·청년단체가 자기 지역에 적합한 나무를 심고, 사진과 수종, 위치, 날짜, 소감을 온라인 플랫폼 패들렛에 올린다. 기록은 국가별 현황 지도에 표시돼 세계 곳곳의 참여를 한눈에 보여준다.조직위는 가톨릭 환경운동 네트워크인 찬미받으소서 운동(Laudato Si’ Movement·LSM)과 협력해 포스터와 참여 가이드를 각국에 배포한다. 국내에서는 2025년 4월부터 산림청·서울시와 함께 상암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서 연 2회 나무를 심고 있다. 회당 300그루, 2027년까지 총 1800그루를 심는 것이 목표다. 국내 활동과 세계 각국의 식재 기록을 한 지도에 연결해 대회 뒤에도 남는 생태적 유산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탄소상쇄'에는 숫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나무심기는 탄소 흡수와 생태 회복에 기여할 수 있지만, 나무를 심었다는 사실만으로 항공 이동에서 발생한 탄소가 곧바로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효과를 판단하려면 참가자의 이동 거리와 교통수단별 배출량을 산정하고, 수종과 생존율, 성장 기간, 토지 적합성, 사후 관리 여부를 장기간 확인해야 한다. 어린 나무가 흡수하는 탄소와 성목의 흡수량도 다르다.지역에 맞지 않는 수종을 심거나 허가 없이 식재하고 관리 없이 방치하면 생태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조직위가 '상쇄'라는 표현을 사용하려면 계산 방법과 목표량, 검증 주체를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항공 배출을 모두 지운다고 설명하기보다 이동이 남기는 환경 부담을 인식하고 탄소흡수원 확대와 생태적 회개에 참여하는 실천이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 캠페인의 신뢰는 지도 위의 점 개수보다 몇 년 뒤 살아남은 나무에서 확인된다.
경제효과를 넘어 시민에게 남는 것
서울시는 WYD를 관광과 도시 브랜드를 확장할 기회로 볼 수 있다. 젊은 방문객이 K-팝과 한식, 전통문화, 도시 공간을 경험하면 장기적인 재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100만 명'이나 '2조 원' 같은 최대 전망만으로 성과를 재단하면 공공비용과 교통 혼잡, 쓰레기, 지역 주민의 불편이 지워진다. 행사 전후의 비용과 편익을 같은 기준으로 공개하고, 혜택이 특정 관광업종이나 중심지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대회의 사회적 유산은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시민이 청년 순례자를 어떻게 맞았는지에서도 드러난다. 종교 행사가 공공 공간을 사용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시민의 이동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며, 지역 상인과 주민의 의견을 준비 단계부터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환대는 방문객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라 행사를 여는 측이 시민에게 보여줘야 할 태도이기도 하다.
행사 이후에도 청년이 남아야
문화와 생태 사업이 유산이 되려면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이어갈 주체와 예산, 공간이 있어야 한다. 심은 나무의 생존 상태를 확인하고 온라인 지도를 갱신하는 일, 봉사자와 순례자의 국제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일, 교구대회를 통해 만난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신앙과 봉사를 계속하도록 지원하는 일이 후속 과제가 된다.홈스테이 가정과 해외 순례자의 인연, 함께 훈련한 국내외 봉사자, 전국 교구에서 시작된 청년 교류, 도시 곳곳에 남은 생태적 실천이 이어질 때 6일간의 행사는 하나의 과정이 된다. 청년사목이 대회 준비 인력 동원에 그치지 않고 청년에게 실제 의사결정권을 줬는지, 대회 뒤에도 교회 안에서 목소리를 낼 자리가 생겼는지도 물어야 한다.
WYD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축제였는지는 폐막미사의 인파나 관광 매출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대회가 끝난 뒤 외로웠던 청년에게 공동체가 생기고, 봉사를 경험한 청년이 자신의 지역을 바꾸며, 시민이 종교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이웃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가. 교황이 떠난 서울에 남아야 할 것은 거대한 행사의 흔적보다 다음 순례를 시작할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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