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잔여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내 대테러 조직인 '수호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든 뒤 계엄 당일 국회에 투입한 의혹을 받는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을 소환했다. 특검은 이 전 사령관이 합동참모본부 통제에서 벗어난 별도 병력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비상계엄에 활용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은 11일 오전 10시부터 이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특검이 수호신 TF 의혹으로 이 전 사령관을 불러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 44분께 경기 과천시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사령관은 '계엄 준비 목적으로 수호신 TF를 기획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며 "오늘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당일 조성현 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대령)에게 수호신 TF 소집을 명령했는지에 관한 물음에는 고개를 저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이 전 사령관 지시로 2024년 2월 만들어진 수호신 TF의 창설 목적과 편성·훈련 과정부터 살펴보고 있다. 수호신 TF는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를 중심으로 군사경찰과 저격반, 장갑차, 폭발물·화생방 대응팀, 드론 등 여러 전력을 상황에 따라 결합하는 대테러 통합작전체계로 알려졌다.
특검이 주목하는 부분은 이 조직이 통상적인 대테러 지휘·지원 체계와 달리 운용됐다는 점이다. 특검이 파악한 대테러 대응 체계에 따르면 국회처럼 군사시설이 아닌 곳에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 경찰이 현장을 지휘하고, 군 지원이 필요할 때는 합참을 거쳐 병력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출동한 군 병력 역시 현장 경찰 지휘관의 통제 아래 지원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특검은 이 전 사령관이 합참에서 대테러 특임부대로 지정한 제35특임대대뿐 아니라 제2특임대대와 군사경찰 등 여러 전력을 한데 묶어 수방사령관이 직접 출동과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별도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호신 TF 창설·운용 사실이 합참에 정식으로 보고되지 않았고, 합참도 조직의 구체적인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일부 보도에서는 공식 문서 작성이나 내부 정식 보고 체계를 거치지 않아 수호신 TF가 이른바 '그림자 조직' 형태로 운영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은 이 같은 조직의 창설 목적이 단순한 대테러 대응에 그치지 않았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지미 특별검사보는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조직한 수호신 TF가 합동참모본부를 배제한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 준비의 일환임이 밝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특검은 비상계엄 당일 수호신 TF가 실제로 소집돼 국회 방향으로 움직인 과정을 창설 목적을 규명할 핵심 단서로 보고 있다.
특검과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이 전 사령관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9시 48분께 조 전 단장에게 전화해 "상황이 있는 것 같으니 수호신 TF를 소집하고 단장은 사령부로 들어와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이 전 사령관은 공포탄을 휴대하고 부대 패치를 제거하는 한편, 장병들의 개인 휴대전화를 수거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 전 단장에게는 상황이 '합참 불시 훈련'이라는 취지의 설명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단장 측은 이 때문에 계엄 초기에는 실제 비상계엄 작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과거 합참 전투준비태세 검열에서 미흡한 평가를 받은 데 따른 후속 훈련으로 이해했다는 취지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다. 관련 수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판결 등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2024년 12월 4일 오전 0시 43분께 조 전 단장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조 전 단장은 이 전 사령관에게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곽종근 당시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협의해 달라는 취지로 건의했다. 이후 이 전 사령관은 특전사 병력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면 수방사 병력이 길을 터주라는 취지로 지시 내용을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이 전 사령관의 지시가 실제 예하부대로 전달된 경위도 들여다보고 있다.
조 전 단장은 같은 날 오전 1시 4분께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윤덕규 당시 제1경비단 2특임대대 2지역대장(소령)과 통화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총기와 탄약은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휴대할 것과 국회 진입 방법을 현장에 먼저 들어간 부대와 협의할 것, 국회 내부 인원을 끌어내는 임무 등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판결문에도 조 전 단장이 윤 소령에게 총기와 공포탄은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투입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임무는 국회 내부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전달한 사실이 적시됐다.
다만 해당 통화의 성격을 놓고는 특검과 조 전 단장 측 판단이 엇갈린다.
조 전 단장 측은 당시 발언이 국회 진입을 실행하라는 구체적인 임무 지시가 아니라 상급자로부터 받은 지시와 현장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조 전 단장이 2024년 오전 1시 20분께 윤 소령에게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도록 해 병력의 국회 진입을 막았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반면 특검은 해당 회군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특전사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기 시작한 후 이뤄져 이미 임무 수행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였는지 살펴보고 있다.
당초 특검은 조 전 단장이 수호신 TF의 기획 단계부터 관여했을 가능성도 의심했다. 조 전 단장 휘하 병력이 각종 보안 훈련을 통해 계엄 당시 병력 투입을 사전에 준비했는지 조사하고, 직권남용 혐의 추가 입건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단장은 수호신 TF 관련 수사에서 참고인 신분으로만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단장 측은 수호신 TF가 수도 서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시다발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통합작전체계였으며, 자신이 계엄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도 조 전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에 소극 대응하거나 일부 지시를 거부했다고 보고 최종적으로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 특검은 조 전 단장의 형사 책임과 별개로 당시 지휘체계와 통화 내용 등을 토대로 수호신 TF를 만든 이 전 사령관의 목적 및 계엄 당일 지시 경위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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