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0억 배상 부담 벗은 정부…쉰들러와 8년 분쟁 마침표

  • 쉰들러, 항소법원에 취소 소송 미제기…전부 승소 확정

  • 소송비 96억원 전액 환수…조사·감독 의무 위반 불인정

조아라 법무부 국제법무국 국제투자분쟁과장이 지난 3월 1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쉰들러 ISDS 승소 관련 상세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조아라 법무부 국제법무국 국제투자분쟁과장이 지난 3월 1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쉰들러 ISDS 승소 관련 상세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한국 정부가 스위스 승강기 업체 쉰들러와의 약 3250억원 규모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전부 승소한 결과가 확정됐다. 쉰들러가 중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약 8년간 이어진 분쟁이 마무리됐다.

법무부는 쉰들러 측이 법정 제기 기간 내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에 중재판정 취소 소송을 내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14일 쉰들러의 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한 중재판정이 그대로 확정됐다.

정부는 약 3250억원의 배상 책임을 지지 않게 됐으며, 이번 분쟁에 들어간 소송비용 약 96억원도 전액 환수했다.

분쟁은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였던 쉰들러가 2018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와 콜옵션 양도 등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뤄졌는데도 한국 규제 당국이 조사·감독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투자협정 위반이라는 논리였다. 한국 정부가 현대그룹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투자자인 자신들을 차별했다는 주장도 폈다. 당초 약 4900억원 규모였던 배상청구액은 중재 과정에서 최종 약 325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의 투자협정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국 규제 당국이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권한 범위에서 충분한 조사와 심사를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제법상 국가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쉰들러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법무부는 "앞으로도 국제투자분쟁에 전문적·체계적으로 대응해 국익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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