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추가 파병설'을 제기해 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 북한군을 추가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필리핀 등 역내 국가들이 직면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군사 협력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北, 최대 5만명 추가 배치 주장…韓 등 위험 경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안전한 후방을 확보하지 못한 러시아가 이제 북한군의 증원 없이는 전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북한은 탄도미사일까지 러시아에 추가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다른 무기들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에도 기존 추정치인 3만명을 크게 웃도는 최대 5만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영토에 추가 배치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4년 정상회담에서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과 병력이 더 많이 사용되고, 북한이 부족한 전투 경험을 더 많이 보완할수록 일본과 한국, 필리핀 등 역내 다른 국가들이 직면할 위험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동맹국 등을 향해 방공망 제공을 포함한 군사적 협력과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이는 북한이 전쟁을 배우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오려는 욕구와 관심을 꺾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韓은 '신중모드'…러시아와 관계 악화 우려도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북·러 군사 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방공무기 지원 등 한국과의 군사 협력을 거듭 요청해왔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의 법적 제약은 알고 있다"면서도 부족한 방공 시스템 분야에서 지원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적·비군사적 지원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도 살상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왔다.
한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하고, 한국군의 자체적인 방공 역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러시아와 북한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꾸준히 지지해왔지만, 방공 시스템 지원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교전국에 대한 무기 이전을 제한하는 법적·정책적 제약을 두고 있는 데다 자체적인 방위 수요도 고려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에 방공무기를 제공할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러시아 연일 난타전으로...사상자 속출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연일 상대방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AP 통신은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도시를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사실상 일상이 됐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탄도미사일 요격에 핵심적인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부족을 파고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걸프 지역에서 패트리엇 수요가 늘면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부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확보를 위해 수개월째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방공망 열세 속에서도 러시아 내 주요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러시아 연방 하원(국가두마) 선거를 앞두고 최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푸틴 정권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10일에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000㎞ 넘게 떨어진 타타르스탄 공화국 니즈네캄스크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13명이 사망하고 75명이 부상했다. 니즈네캄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200㎞ 떨어진 러시아 중부 도시로, 정유공장 2곳과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에너지 거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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