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티브 파인버그 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5일 주요 방산업체에 서한을 보내 핵심 전력의 납품 일정을 앞당기고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21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파인버그 부장관은 "수년이 걸리는 개발 주기는 용납할 수 없다"며 "프로그램 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생산 능력을 지금 당장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방산업계에 증산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이란전에서 막대한 양의 미사일을 소진하면서 핵심 무기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전 세계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는 전쟁 전 2200발에서 827발 미만으로 줄었다. 사드 미사일도 같은 기간 452발에서 278발 미만으로 감소했다.
WP는 탄약과 방공무기 재고 감소로 미군 장병에게 가해지는 위험이 커졌으며 백악관이 이란에 대한 공격 확대 방침에서 물러나는 데도 무기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노스럽그러먼 및 록히드마틴과 패트리엇 최신형인 PAC-3와 사드 미사일 생산을 늘리기 위한 기본협정(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록히드마틴에 최대 58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발주해 2030년까지 PAC-3 생산량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5월에는 안두릴과 캐스텔리온, 코어스파이어, 레이도스, 존5 등 방산 기술기업들과 저가형 미사일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기본협정도 맺었다.
문제는 상당수 기본협정이 실제 구매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협정은 국방부의 구매 의사를 나타내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실제 발주를 위해서는 의회의 예산 승인이 필요하다.
톰 카라코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국장은 "이는 '합의하기 위한 합의'일 뿐 계약이 아니다"며 "실제로 계약이 체결된 것은 거의 없고 그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방부의 무기 확보 계획을 본격화하려면 의회에 계류 중인 1조1500억 달러(약 1622조원)예산안 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대규모 국방비 증액에 반대하면서 의회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백악관도 방산업체를 동원해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말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러먼, 보잉, 안두릴, 팔란티어 등의 경영진을 백악관으로 불러 의회를 상대로 국방비 증액을 직접 촉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라코 국장은 의회의 예산 처리가 늦어지는 동안 일부 방산업체가 자체 자금을 투입해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정도 도박과 같다"며 "상장기업들이 단순한 약속만 믿고 위험을 감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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