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변경 청구서] 새 정책 따라 기존 세제도 손질…흔들리는 정책 신뢰

  • 매물 확대·증시 활성화 앞세워 기존 혜택·부담 재조정

  • "기존 기준 믿은 납세자 혼란 줄여야"

사진챗GPT
[사진=챗GPT]

정부가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손질하면서 기존 가입자의 혜택도 줄이기로 했다. 부동산 세제에서도 기존 방침을 다시 바꾸면서, 정부 발표를 믿고 투자와 자산 처분에 나선 납세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 증시 투자에 혜택을 집중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생산적 금융 ISA에는 이자·배당소득 비과세와 장기 운용 혜택을 부여하는 대신, 일반 ISA의 미사용 납입 한도 이월은 폐지하고 계약기간은 최대 5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일반 ISA는 연간 2000만원의 납입 한도 가운데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다음 연도로 넘길 수 있다. 당장 여유자금이 부족한 가입자는 한도를 쌓아뒀다가 목돈이 생겼을 때 활용할 수 있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매년 쓰지 않은 한도는 사라진다. 새 상품에 혜택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기존 가입자가 활용하던 운용상의 유연성은 줄어드는 셈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도 다시 바뀌었다. 정부는 지난 5월 중과 유예를 종료하면서 추가 연장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석 달 만에 주택 매물 확대를 이유로 중과세율을 다시 낮추기로 했다.

이번 개편은 과거처럼 중과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은 아니다. 일정 수준의 가산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지난 5월 9일까지 집을 판 다주택자가 세율 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그러나 정부의 종료 방침을 믿고 매도를 서두르거나 보유 전략을 정한 납세자 입장에서는 불과 수개월 만에 의사결정의 전제가 달라진 셈이다.

양도세는 주택 매각 여부뿐 아니라 매도 시점과 가격, 대출 상환, 이후 자금 운용 계획까지 좌우한다. 세율이 완전히 같지 않더라도 정부가 더는 완화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다시 부담을 낮춘 것 자체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제 개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가입자와 납세자의 선택을 얼마나 보호하느냐다. 이미 가입한 상품이나 정부 방침에 따라 이뤄진 자산 처분에는 종전 규정을 인정하는 등 충분한 경과조치를 마련해야 정책 변화에 따른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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