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맏형'인 코스피가 부진한 가운데 코스닥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그리는 중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내놓은 두 차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보완규제 시행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가운데 그동안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던 단기 자금이 코스닥으로 분산되는 조짐이다. 시장에서는 규제 '풍선효과'가 현실화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이날 거래량은 1억3899만주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인 3일(1억4830만주)보다 6.3% 감소한 규모다. 규제 시행 직전인 지난달 30일 거래량(12억2622만주)과 비교하면 88.7% 급감했다. 거래대금도 1조2543억원에 그쳐 기본예탁금 상향 첫날인 지난달 31일 3조원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표 상품의 거래 위축도 두드러졌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량은 지난달 30일 4억8890만주에서 4일 4972만주로 89.8% 감소했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1억6200만주에서 1958만주로 87.9% 줄었다. 이날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단 한 종목도 없었다.
거래 위축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탓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과열을 완화하기 위해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예탁금 산정 시 계좌 내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을 인정하던 방식을 폐지했다. 투자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단기 매매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여파로 증시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중이다. 그동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통해 코스피의 반도체 대형주로 집중됐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던 코스닥과 성장주로 몰리는 추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시행과 함께 전망했던 '대형 반도체 쏠림 완화에서 소형 성장주로의 낙수효과'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라며 "시장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3.37포인트(5.88%) 오른 780.72로 거래를 마쳤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시행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바이오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알테오젠(9.29%), 에이비엘바이오(13.24%), 리가켐바이오(15.20%) 등이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대비 부진했던 코스닥의 가격 매력이 부각된 점 등도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이재원 연구원은 "(코스닥) 급락 과정에서 이익 추정치가 주가만큼 하향되지 않은 종목들에 낙폭 과대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했다"며 "아울러 연기금 벤치마크와 프리미엄 지수 출시 등 정책이 발표에서 실제 집행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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