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제3 성장축' 부상… K제약·바이오, 수출 넘어 현지화 경쟁

바람에 펄럭이는 멕시코·미국·캐나다 국기 사진연합뉴스
바람에 펄럭이는 멕시코·미국·캐나다 국기. [사진=연합뉴스]

K제약·바이오의 새 격전지로 중남미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기존 수출 전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멕시코와 브라질을 거점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 멕시코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의약품 분야 참조규제기관으로 인정하면서 국내 허가 의약품의 진입 문턱도 한층 낮아져, K제약·바이오의 중남미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일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마켓 데이터 포캐스트'에 따르면 중남미 제약시장은 연평균 7.03% 성장해 2033년 2341억7000만 달러(약 338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남미는 만성질환 유병률 확대와 고령화로 의약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체 사망 원인의 70% 이상이 만성질환이며 203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흐름 속 각국 정부도 의약품 접근성 개선에 나서며 제약사와의 협력 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브라질 제약사 유로파마(Eurofarma)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중남미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페루와 칠레에 이어 브라질로 판매국을 넓히며 현지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판권 계약에 그치지 않는다. SK바이오팜과 유로파마는 세노바메이트의 제품 가치 극대화, 중추신경계(CNS) 파이프라인 협력, 희귀 뇌전증 공동 연구개발(R&D), 중남미 시장 확대, 합작법인 '멘티스 케어(Mentis Care)'를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 확장 등 5개 축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유한양행도 멕시코를 교두보로 삼아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다. 회사는 혈당 관리 기능성 유산균 '당큐락'을 멕시코에 선보였다. 2024년 현지 파트너사와 5년간 약 13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미 제품 등록 절차까지 마쳤다. 유한양행은 멕시코를 시작점으로 중남미 전역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스페인 제약사 '파에스 파르마(FAES FARMA)'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용 개량신약 복합제 '유레스코정'의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맺고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 대상은 멕시코,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등 중남미 13개국이며 계약 기간은 10년, 총 규모는 390억원이다. 파에스 파르마는 대상국별로 순차적인 허가 절차를 밟은 뒤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대웅제약도 멕시코를 중심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0.3mg'의 멕시코 품목허가를 받았다. 현재 중남미 12개국에서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이를 통해 현지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멕시코가 최근 식약처를 의약품 분야 참조규제기관으로 인정하면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허가받은 의약품은 멕시코의 축약 규제 경로를 활용해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고 품질과 안전성·유효성 심사 절차도 한층 간소화됐다. 허가 여부는 최대 45영업일 이내에 결정될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진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멕시코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제약시장으로 꼽힌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확대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그간 국내 제약기업들이 멕시코 진출 과정에서 허가 절차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번 조치로 신속한 허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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