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배터리업계 맑음
K배터리 3사가 올해 2분기 나란히 흑자를 내며 7개 분기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용 배터리 수요 확대 △북미 생산세액공제 △원가 절감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다만 회사별 흑자 원인에는 차이가 조금씩 나타났다. 삼성SDI는 생산세액공제를 제외하고도 영업이익을 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보조금을 제외하면 적자를 이어갔다. SK온은 3사 중 가장 큰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포드 합작법인 종료에 따른 보상금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컸다.
보조금 빼면 적자지만 ESS 성장 확인한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77%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LG에너지솔루션의 ESS 출하량은 북미와 유럽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AIDC용 배터리 신규 수주도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 이상 확보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북미 ESS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개월 동안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2공장과 혼다 합작법인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보조금 제외해도 흑자…삼성SDI, 조기 턴어라운드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3조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077억원을 제외해도 9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보다 본원적인 수익성 회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482억원을 기록하며 당초 하반기로 예상했던 실적 턴어라운드도 앞당겼다. ESS와 AIDC용 배터리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미국 주요 ESS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물량은 2029년까지 예정된 ESS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채우는 수준이다. 삼성SDI 측은 미국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라 ESS 수요도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DC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삼성SDI는 올해 무정전전원장치(UPS)와 배터리백업유닛(BBU)용 배터리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회성 이익에 영업익 1위…SK온, 원가 절감도 한몫
SK온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21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큰 영업이익이다.시장에서는 SK온이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포드와의 합작법인 운영구조 개편에 따른 보상금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 증가 등이 반영되면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SK온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원가 절감 활동이 손익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SK온 측은 "공급사 다변화와 수율 개선, 재고 관리 강화를 통해 재료비를 줄였고 자동화와 AI 기반 공장 운영 최적화로 가공비도 절감했다"고 밝혔다. 북미 공장 가동률 상승과 아시아 지역 판매량 증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배터리 3사의 동반 흑자는 전기차 외 시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ESS와 UPS, BBU 등 AIDC용 배터리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번 실적만으로 배터리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생산세액공제와 일회성 보상금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3사가 모두 흑자 전환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세액공제나 일회성 보상 없이도 흑자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ESS와 AIDC, 휴머노이드 로봇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전기차 캐즘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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