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金맥 지도] "車보험, 소송 가면 더 받나?"…보험금 기준 차이가 부른 분쟁

  • 과실비율·보험금 산정 이견에 민원·소송 증가세

  • "약관·판결 기준 격차 줄여 사회적 비용 낮춰야"

사진챗GPT
[사진=챗GPT]
자동차 사고 이후 보험사가 산정한 보험금에 이의를 제기하며 민원이나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과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배상액 사이의 차이가 소비자들의 보상 기대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민원과 소송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사와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4만8281건으로 전년보다 19.6%(7916건) 증가했다.

자동차보험을 둘러싼 분쟁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개발원과 손해보험협회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과실비율 분쟁심의 청구 건수는 2019년 10만2456건에서 2024년 15만6812건으로 연평균 8.9% 증가했다.

보험연구원이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민원 7003건을 분석한 결과 민원의 대부분은 과실비율과 보험금 산정을 둘러싼 이견에서 발생했다. 과실비율 관련 민원이 35%, 보험금 산정 적정성 관련 민원이 37%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민원으로 이어진 사고는 일반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사고보다 치료 기간과 치료비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이 제기된 사고의 평균 치료비는 245만7000원으로 일반 사고(82만원)의 3배 수준이었고, 평균 통원일수도 16일로 일반 사고(7.6일)의 두 배를 웃돌았다. 특히 과실이 적은 피해자 집단에서는 민원을 제기한 사례의 합의금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민원이 단순한 권리구제 절차를 넘어 일부 사례에서는 추가 보상을 기대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험연구원은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분쟁 증가의 배경으로 꼽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가 보험사의 과실비율이나 보상 결과를 분석해주는 방송과 온라인 콘텐츠가 많아졌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험사의 판단이 적절한지 묻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며 "'혹시 더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고 민원이나 소송을 검토하는 사례가 과거보다 많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과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배상액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경상환자인 상해급수 12~14급은 2021~2026년 평균 판결금액이 840만원으로 표준약관상 대인배상 보험금(208만원)의 4배를 넘었다.

다만 원고가 청구한 평균 금액은 6364만원이었지만 실제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약 13%에 그쳤다. 법원 판결금이 보험사 지급액보다 높은 사례가 존재하지만,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서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표준약관과 법원 판결 간 보험금 지급 기준의 차이를 줄이고, 법원 판결에서 중요하게 인정된 요소를 표준약관에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약관과 판결 간 격차가 클수록 민원과 소송이 반복되고, 이는 변호사 비용과 행정비용 증가, 보험료 인상 등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보험금은 합의되는 경우와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에 따라 결정되는데, 두 가지 경우의 금액 차이가 클 경우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험제도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우려도 있다"며 "각각의 판결에서 중요하게 인정된 점은 유사한 사고에서는 공통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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