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란 외무 "폭격 위협 속 美와 협상…위협·회유 통하지 않아"

  • "전쟁은 군사적 승리나 협상으로 끝날 수 있어…전장 성과 확보 뒤 대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사진EPA연합뉴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사진=EPA·연합뉴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의 핵 협상이 군사 공격 위협 속에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향후 협상은 전장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둔 뒤에야 가능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연계 매체 메흐르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협상할 당시 언제든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회담에 임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위트코프 특사에게 "회의 도중 언제든 회담장 전체가 폭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며 "가족과 통화하면서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무력 충돌 전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농축률을 0으로 만들라는 불법적이고 비합리적인 요구에 맞서 우리는 저항했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며 "미국이 협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전쟁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이란의 양보를 대가로 발전소와 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위협할 수도, 매수할 수도 없다"며 "언제든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각오로 협상장에 들어가기 때문에 위협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협상 가능성 자체는 열어뒀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국영 IRNA통신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전쟁은 완전한 군사적 승리나 협상을 통해 끝날 수 있다"며 "협상에 나설 적절한 시점은 전장에서 확실한 군사·전략적 성과를 확보했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을 언제 멈추고 협상을 시작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위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라며 "전쟁 지속 여부는 얻을 수 있는 성과와 인명 피해, 국가적 부담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의 국제적 영향력이 커졌다며 "일부 손실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국제 행위자로 부상했고 체제의 힘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라그치 장관은 메흐르통신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국내 결속력을 오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단기간의 공격으로 이란의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장기전에 대비하지 못했고, 이란 국민도 체제에 등을 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란 내부의 안보 취약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를 공격할 수 있었던 배경에 안보상 허점이 있었다며 “이 취약점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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