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직무대행 "장윤기 사건, 유족에 깊이 사죄"…결국 고개 숙였다

  • 경찰, TF 구성해 수사 제도 전반 쇄신 약속

  • "검찰 보완수사권, 국회서 논의하면 의견 제시할 것"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이번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관련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이번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관련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광주 여고생 살해 피의자 장윤기 사건과 관련 증거 인멸 등 현직 경찰과의 유착 관계 등이 밝혀진 것에 대해 “유가족들에게 또다시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리게 된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 직무대행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를 통해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당시 경찰서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모든 사안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수사와 감찰을 통해 이번 일에 책임 있는 관계자들은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경찰 조직 개편 및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경찰청에 ‘경찰 수사 쇄신 TF’를 구성해 외부 전문가와 함께 경찰 수사 제도 전반을 살펴보고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전국 경찰 수사의 비위나 부패행위는 더 철저히 수사하고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유 직무대행은 “경찰 수사가 한층 충실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절차적으로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고 조만간 국민께 보고드리겠다”며 “경찰의 수사권은 국민이 위임해준 것임을 경찰 모든 구성원이 마음에 새기겠다”고 밝혔다.

앞서 유 직무대행은 11일까지 유엔(UN) 경찰청장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렸으나 장윤기 부친과 현직 경찰의 유착 의혹이 검찰의 강제 수사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일정을 취소하고 일찍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유 직무대행은 이날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검찰 보완수사권에 대해 “보완수사권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되리라 생각한다”며 “논의 과정에서 경찰도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앞 인도에서 귀가하던 이채원(17)양을 자신의 차량으로 끌고 가려다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남고생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사건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이 아들 사건 수사팀장과 수십 차례 통화하고 ‘케이블 타이’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광주 광산경찰서는 사건 발생 9일 만인 5월 14일 단순 살인 혐의를 적용해 광주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보완 수사에 나선 검찰은 장윤기의 원룸과 차량 등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성폭행을 시도하려고 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초동 수사에서 차량 블랙박스 SD카드와 성폭행을 시도 증거인 케이블 타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당시 수사팀장인 박모 경감은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한편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번 검찰의 보완수사에서 장윤기를 처음 수사한 경찰이 그의 1년치 휴대전화 통신 내역조차 조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더욱 논란이 될 전망이다. 

현직 검사는 매체를 통해 “형사 사건에서 피의자의 통신 내역을 조회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경찰이 처음부터 사건을 엉성하게 수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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