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로 확정한 광주 군공항 인근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 호재 발표가 땅값 과열로 이어지기 전에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7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광주 군공항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날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로 확정한 뒤 하루 만에 나온 후속 움직임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상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투기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투기 방지 차원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다”며 “광주 군공항 인근 부지에 대해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빠르게 규제 카드를 꺼낸 것은 개발 기대감이 주변 사유지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단 예정지인 군공항 부지는 국유지 성격이 강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인근 민간 토지다. 광산구 송정동과 도산동, 신촌동 일대는 군공항 이전 기대감이 이어져 온 지역으로, 이번 반도체 산단 발표 이후 문의가 더 늘고 있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광주 군공항 부지는 약 250만평 규모다. 대규모 평탄화 부지를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고, 광주 도심, KTX 광주송정역과 가까운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공항 부지 특성상 기존 도로망과 기반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산단 후보지로 평가받은 배경이다. 정부는 이곳에 호남권 반도체 생산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군공항 이전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광산구 도산동·송정동 일대에서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와 개발 가능성을 이유로 호가가 오르는 사례가 이어졌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단지라는 대형 재료가 더해지면서 주변 토지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면적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더라도 목적대로 토지를 이용해야 해 단순 투자 목적 매입은 제한된다. 전매 차익을 노린 단기 거래나 개발 예정지 주변 선취매를 막는 데 효과가 있다.
관건은 지정 범위다. 군공항 부지 자체보다 주변 사유지가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송정역세권과 도산동·신촌동 일대, 광산구 외곽 농지와 임야 등 향후 배후 주거·상업·물류 기능이 기대되는 지역이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실제 토지시장 과열은 산단 예정지 내부가 아니라 인접 지역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광주에서는 개발사업 발표 이후 토허제를 활용한 전례도 있다. 과거 KTX 투자선도지구와 관련해 광산구 송정·월전·장록·송촌동 일원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대형 개발 호재가 주변 땅값을 자극할 때 토허제를 선제 규제 수단으로 활용해 온 셈이다.
이처럼 광주 군공항 일대 토지시장은 호재와 규제가 동시에 맞물리는 국면에 들어섰다. 반도체 산단 후보지 확정은 지역 개발 기대감을 키우는 재료지만 토허제가 지정되면 투자 목적 거래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호가가 오르더라도 실제 거래는 허가 여부와 사업 속도에 따라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광주 군공항 부지는 대규모 국유지라는 점에서 산단 조성에 유리하지만 시장에서 먼저 움직이는 곳은 주변 사유지”라며 “토허제 검토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실제 가격 흐름은 군공항 이전 속도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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