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도계읍 발이리 주민들이 광산개발 중단과 주민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주민들은 광산개발 과정에서 식수 공급 차질과 분진, 소음, 진동 등 생활환경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 사업자는 일부 보상 문제는 주민들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이리 광산개발대책위원회와 동해삼척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4일 오전 10시 삼척시 도계읍 발이2길 31 발이1교 앞에서 ‘광산개발사업자 A업체에 대한 삼척 발이리 광산개발 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발이리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해 석회석 채굴을 위한 광산개발 중단과 주민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광산이 아니라 삶터를 지키려 한다”며 “주민 없는 개발은 개발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에서 발언에 나선 임정숙 발이리 광산개발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삶과 마을의 역사를 소개하며 광산개발로 인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 위원장은 “1979년 이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살아왔고 부모님이 일군 삶의 터전에서 임업과 농업, 식당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며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에서 농가민박까지 시작하며 새로운 삶을 준비했지만 광산개발이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이리는 기업의 채석장이 아니라 주민들이 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이라며 “우리는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주민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기업의 이익을 우선하는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광산개발 과정에서 주민과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자는 주민들에게 먼저 관정을 개발해 생활용수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았다”며 “어제부터는 식수가 끊겨 세수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하루에도 수십 차례 대형 덤프트럭이 마을을 오가면서 주민들은 안전을 위협받고 있으며 식당 영업도 사실상 중단될 정도로 생계 피해를 입고 있다”며 “장애인과 고령 주민들에게 ‘별문제 없으니 그냥 살라’는 식의 발언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 동의서를 받았다고 하지만 실제 주민들은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인허가 과정에서도 사실과 다른 설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임 위원장은 “발이리는 환선굴과 대금굴이 위치한 카르스트 지형과 매우 가까운 지역으로 석회암 채굴이 계속될 경우 지하수와 오십천, 동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석회암 지대에서 지하수는 주민들의 생명줄과 같은 존재인 만큼 철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이익을 가져가지만 분진과 소음은 주민들이 감당하고 산도 지역사회가 내어주는 구조가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묻고 싶다”며 “우리는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를 지켜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B업체 원료 공급을 위한 발이리 광산개발 즉각 중단 △카르스트 지형 특성을 고려한 정밀 환경영향평가 및 수리지질조사 실시 △환선굴·대금굴·오십천 수계 영향 전면 재검증 △실제 피해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 공동조사단 구성 △주민 동의 없는 광산개발 절차 전면 중단 및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발이리는 주민들이 대를 이어 살아온 삶의 터전이며 자연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주민 안전과 환경 보전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는 개발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관계당국은 주민들의 불편사항에 대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 여부를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광산개발사업자 A업체는 주민들이 제기한 일부 보상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발이리 광산개발을 둘러싼 주민과 사업자 간 입장 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계기관의 조사 결과와 향후 협의 과정이 갈등 해소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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