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 행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모든 물리적 군사 작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양측이 당분간 물러서기로 하면서 선박 통행도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30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당초 스위스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을 주요 안건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재개되면서 장소는 카타르로, 의제는 해상 통행 문제로 바뀌었다. 미국 측에서는 실무 협상단을 이끄는 닉 스튜어트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충돌은 지난 25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민간 선박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이란 해안의 통신·감시·드론·미사일 관련 시설을 겨냥해 보복 공습에 나섰고,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갈등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관리 방식이다. 종전 MOU에는 이란이 민간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양측 해석이 갈린다. 미국은 이 조항이 이란에 수로 통제권을 준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제 선박이 자유롭게 오가는 길에서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통행 재개와 질서 유지 책임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8일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 관리와 완전한 정상화는 이란의 책임"이라며 "다른 어떤 국가나 기관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이나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란이 정한 절차를 우회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 추가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단독 관리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국제 상선 통행이나 미군 기지 공격을 계속해도 미국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국제 수로를 불법 통제하려는 이란의 관련 시설을 계속 무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돌 방지 장치도 아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앞서 스위스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내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미군과 IRGC 간 전화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은 에너지 시장에도 부담이다. WSJ는 최근 교전으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이 수로의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지며 29일 아시아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1% 내외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번 도하 회담의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질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다. 양측은 군사 행동 중단에는 합의했다. 그러나 해상 통행 방식과 항로 조정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휴전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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