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계좌 없이 해외에서 원화를 보유·이체하고 국내 증권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국제결제망이 다음 달 시범 운영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앞두고 외환·증권 거래 과정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재정경제부는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허장 제2차관 주재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추진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외환·자본시장 제도 개선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 8대 분야 39개 과제 가운데 현재까지 30건(77%)을 완료하고 연내 3개 과제를 추가로 이행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을 구축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를 보유하거나 이체할 수 있도록 한다. 해외에서 보유한 원화는 국내 주식과 채권 등 증권 결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해외 금융기관의 등록 절차와 요건을 마련하기 위해 8~9월 중 외국환거래규정과 외국 금융기관의 외국환업무에 관한 지침 등을 개정한다. 다음 달 시범 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정식 시행할 방침이다.
24시간 외환거래 활성화를 위한 전자 외환거래(e-FX) 가이드라인은 이달 배포한다. e-FX는 전자적으로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자동 주문체결 기능 등을 활용하는 외환거래 방식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거래 시스템의 안정성과 시장 변동성 대응, 내부통제 기준 등이 담긴다. 은행과 증권사가 준수 여부를 자체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제공한다. 상주인력 없이 안정적인 외환거래가 가능해져 금융기관의 야간 인력과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기관의 증권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화 유동성 부담도 낮춘다. 현재 현금으로만 낼 수 있는 예탁결제원 결제촉진대금은 9월부터 주식과 채권으로 납부할 수 있다.
10월에는 장내시장에서 받을 예정인 증권도 담보로 인정한다. 금융기관은 결제촉진대금을 별도로 내지 않고 증권을 먼저 인수할 수 있어 장중 원화 확보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6일부터 시행한 외환시장 24시간 운영은 거래량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간 시장의 원·달러 현물환 일평균 거래액은 올해 상반기 173억9000만 달러에서 운영시간 연장 이후 191억4000만 달러로 10.1% 증가했다.
다만 해외와의 시차와 제도 시행 초기라는 점 때문에 심야 거래는 완만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원·달러 시장 선도은행 선정 과정에서 심야시간 거래량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국내 금융기관의 야간 거래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주가 급등이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 지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허 차관은 2분기 말 코스피가 8476으로 1분기 말 5052보다 68% 오르면서 2분기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는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 악화와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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