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보고서] 부실채권 '눈덩이'…정리여신 66%가 중소기업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발간

  • 부실여신 3년 반 만에 9.7조→17.7조 급증

  • 조선·해운 대신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중심↑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국내은행의 부실여신 규모가 3년 반 만에 9조7000억원에서 17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여신 규모는 2022년 9월 말 9조7000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 증가해 올해 3월 말 기준 17조7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번 부실여신 확대는 과거와 양상이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전 부실 확대기였던 2015~2016년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발생했다. 2016년 1분기 기준 부실여신 가운데 대기업 비중은 60.4%에 달했다.

반면 2022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이번 확대기에는 중소기업 부실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실여신 중 중소기업 비중은 58.9%를 기록했다. 도소매업과 부동산업 등 내수 서비스업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부실이 특정 업종이 아닌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부실여신 정리 규모 역시 중소기업 중심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중소기업 여신 정리 규모는 14조8000억원으로 전체 정리 규모 22조3000억원의 66.4%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매각을 통한 부실채권(NPL) 정리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부실여신 매각 규모는 8조2000억원으로 전체 정리 규모의 36.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상각은 6조원(27.1%), 여신 회수는 4조5000억원(20.4%) 수준이었다.

한은은 은행권이 자체 회수나 채권 재조정보다 매각이 부실여신 관리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NPL 전문 투자사의 참여가 확대된 점도 매각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매각되는 부실채권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2015년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법인 차주 부실채권 매각 비중이 77.2%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개인 차주 비중이 41.5%까지 확대됐다. 2015년 22.8%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담보 유형 역시 변화했다. 2015년에는 공업용 자산 담보 비중이 59.1%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40.3%로 낮아졌다. 반면 상업용 자산 담보 비중은 20.5%에서 31.7%로, 주거용 자산은 11.7%에서 20.1%로 각각 확대됐다.

한은은 적극적인 부실여신 정리가 자산건전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은은 "향후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업황 부진이 지속되거나 차주의 상환능력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여신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권은 NPL 매각 시 시장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부실여신 정리 방식을 다변화하는 한편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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