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한국은행]
건설·부동산·도소매 업종의 부실이 금융권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건설업 연체율이 5%를 넘어선 가운데 관련 업종의 채무상환능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향후 일부 취약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부문의 성장성(매출액 증가율)과 수익성(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업종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운송장비와 전기전자 업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과거 10년 평균을 웃돌았지만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은 과거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도소매업은 수익성이 부진했고 부동산업은 성장성 저하가 두드러졌다.
특히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은 최근 2~3년간 성장성과 수익성 부진이 지속됐다. 건설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이 영향을 미쳤고, 석유화학과 금속제품 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실적 부진은 채무상환능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8.1배에서 지난해 1.0배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은 14.1배에서 1.3배로, 금속제품은 15.7배에서 3.2배로 떨어졌다. 도소매업과 부동산업 역시 낮은 수준의 이자보상배율이 지속되며 상환능력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이들 업종의 부실 위험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등 3개 취약 업종에 대한 기업대출 비중은 11.6% 수준이다. 이 가운데 건설업 비중은 4.6%, 석유화학은 2.9%, 금속제품은 4.1%를 차지했다.
특히 건설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영향으로 연체율이 5.48%까지 상승했다. 반면 석유화학과 금속제품은 연체율이 각각 0.65%, 0.80% 수준으로 낮지만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악화된 만큼 향후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거나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부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도소매업과 부동산업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두 업종의 기업대출 비중은 각각 12.6%, 23.9%로 합산 36.5%에 달한다. 연체율 역시 도소매업 2.52%, 부동산업 3.01%로 전체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건설·도소매·부동산 업종의 경우 대출 비중과 연체율이 모두 높아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 업종은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가 높아 부실이 확대될 경우 일부 취약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구조적 요인으로 실적이 저하되고 있는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등 취약 업종은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할 경우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소매와 부동산 등 주의 업종은 금융기관의 익스포저 규모가 크고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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