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당선인도 22일 7조 채무 사실에 격노하며 재보고를 지시했다. 아울러 각기삭골(刻肌削骨), 즉 살을 에고 뼈를 깎는다는 심경으로 재정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경기도의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인수위의 재정현황 공개에서도 여실히 밝혀지고 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김영진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정책 브리핑에서 채무 7조 원대·사업비 3,000억 원대 미편성 상황을 공개했다. 아울러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보통교부세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2026년 6월 22일 자 아주경제 보도)
또 준비위는 경기도가 2024년부터 올해까지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세수 감소와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 부족분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기금 차입금, 지방채로 메워 왔다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2023년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재정 흐름이 최근 3년간 대규모 채무 증가로 급격히 흔들렸다고 보고 있다.
경기도 재정이 예상보다 훨씬 열악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추 당선인의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냉정한 원인 분석과 대내외적 상황뿐 아니라 극복 방안까지 마련하라는 지시로 풀이된다. 그만큼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 당선인이 이렇게 예상보다 열악한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이유는 자명하다. 도지사 선거 기간동안 약속한 추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차질 우려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공약이 다수인 만큼 열악한 경기도의 열악한 재정은 그만큼 독이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축소하거나 보류하는 사태까지 발생할지도 모른다. 추 당선인이 보고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든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직접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김민석 총리를 만나 불교부단체 해제를 신청했을 정도니 재정 위기의 원인이 어떻든 추 당선인의 '결자해지(結者解之)'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참고로 정부는 세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자체에 교부세를 나눠주고 있으나, 불교부단체에는 교부세를 주지 않고 있다. 광역단체로는 서울시와 경기도, 기초단체는 성남시와 화성시가 불교부단체에 속한다.
물론 단기간에 채무가 크게 늘어나고 재정 상황이 악화한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비판에만 함몰될 경우 미래에 대한 준비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추 당선인의 이번 행보는 이에 비추어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민선 8기 재정 관리 부실에 대한 원인과 책임을 따지면서 극복 방안도 함께 요구한 지혜로움이 있어 더욱 그렇다. 대대적 세출 구조조정과 지자체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감액 추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마찬가지다.
추 당선인의 현실적 고뇌가 담겨 있는 경기도의 재정 악화 극복 방안이 정립될 때 민선 9기의 성공 여부도 담보할 수 있다. 유권자가 맡겨준 '도지사'의 권한에는 도전과 극복의 명령이 포함돼 있다. 취임 전부터 추미애 당선인의 할 일은 더욱 많아진 셈이다.
추미애 당선인이 현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면서 극복의 행정을 보여줄지 민선 9기 출범 이전부터 도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부응하려면 정부, 국회 등과 협의가 필수적이다. 그런 만큼 인수위 차원의 묘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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