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간 종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해상·항공 운임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전쟁 특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물류 업계도 조심스레 미래 전략 수립에 착수한 분위기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수익성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기준 3121로 연초 대비 100% 이상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동아시아 노선 초대형유조선(VLCC) 운임지수(WS)도 지난 17일 기준 439에 달한다. 종전 합의 전인 지난 10일보다 9%,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말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운임지수뿐 아니라 선박을 빌리는 용선료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7만t급 이상 VLCC의 일일 용선료는 지난 17일 기준 44만8000달러로 집계됐다. 전쟁 중 8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하향 안정화했지만 전쟁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다.
물류·에너지 운송 비용 상승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에 부정적이다. 특히 LNG의 경우 하반기까지 운임 강세가 이어진다면 올겨울 난방비 폭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2일 기준 LNG선 운임은 8만 달러 내외로, 전쟁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높았다.
해상 운임 상승과 고유가 등으로 인해 항공 운송 비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발틱 항공화물 운임지수(BAI)는 2715로 전년 동기 대비 34% 높은 수준이다. 동아시아 물류 지표인 홍콩발 운임의 경우 42.2%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물류 업계에선 종전이 되더라도 운임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운임은 연료비뿐 아니라 전쟁위험 보험료와 각종 할증료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비용 조정에는 분기 단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벌이는 상황에서 업계의 달러 결제 선호 현상 등을 감안하면 해상·항공 물류 업계 실적은 올 하반기까지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해운은 주력 선종에 따라 선사별 개별 실적이 차별화되겠지만, 공급 정상화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종전 이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고수익 국면이 마냥 반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해상·항공 물류 산업은 단기간의 초호황 뒤 장기간의 불황이 이어지는 사이클을 반복해 왔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초호황기에 벌어들인 돈이 많을수록 선복량이 빠르게 확대되고 글로벌 해운사 간 치킨게임(출혈 경쟁)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팬데믹과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에 이어 미국·이란 전쟁으로 물류 호황기가 5년 가까이 지속된 터라 다음 불황은 어느 때보다 길고 혹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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