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만의 대장주 교체…AI 랠리 승자 SK하이닉스의 무한질주

 
사진한국거래소 제미나이
[사진=한국거래소, 제미나이]

거침없는 질주다. SK하이닉스가 AI 랠리의 수혜를 톡톡히 보면서 마침내 '코스피 대장주' 자리까지 꿰찼다. 삼성전자를 약 14조원 차이로 제치면서다.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 대장주가 바뀐 건 26년 만이다. AI 반도체 랠리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두 기업 간 시가총액 1위 다툼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각각 2080조3782억원, 2066조6594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9시30분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2000조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5% 넘게 급등하며 상승 폭을 키운 반면, 삼성전자는 0.5% 안팎 상승에 그치면서 두 회사의 시가총액 순위가 뒤바뀌었다. 다만 이는 보통주 기준으로 산정된 수치로 삼성전자 우선주(179조7311억원)를 합산할 경우 여전히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한다.
 
그럼에도 이번 역전은 국내 증시 역사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SK텔레콤에 일시적으로 시가총액 1위를 내줬지만 같은 해 11월 21일 정상을 되찾은 뒤 25년 넘게 국내 증시 '대장주' 자리를 지켜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두 회사 간 격차는 압도적이었다. 올해 2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시가총액 차이는 525조원을 웃돌았다. 이후 AI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시총 격차는 빠른 속도로 축소됐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양사 간 시총 차이는 99조7000억원 수준까지 좁혀졌고 결국 이날 역사적인 역전이 현실화됐다.
 
주가 상승률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는 175% 상승한 반면 SK하이닉스는 331% 급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약 494%, SK하이닉스는 1036% 상승하며 격차를 더욱 벌렸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BM 시장 선두 업체인 SK하이닉스에 투자자 자금이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양사 실적 모두 가파른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표주가도 잇달아 상향되고 있다. 삼성전자 최고 목표가는 61만원, SK하이닉스는 430만원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날 종가 대비 각각 약 73%, 약 47%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시총 1위 자리를 더 오래 지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BM 시장 지배력이 높은 데다 미국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까지 앞두고 있어서다. ADR은 국내 원주를 기초자산으로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예탁증권으로,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수급 기반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더 이상 극심한 이익 변동성을 보이는 메모리 업체가 아니라 장기공급계약(LTA)과 HBM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최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인 10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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