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금 '태자단지' 연루 프린스그룹 최고위 간부, 日서 체포

  • 아사히 "日 경찰, 오사카 고급호텔 추적 끝에 검거"


  • 美 제재 명단 오른 인물…닛케이 "일본 출입국 반복 가능성"

지난 1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된 성 착취 스캠 범죄 조직원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1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된 성 착취 스캠 범죄 조직원.[사진=청와대 제공]


한국인 대상 스캠 사기와 감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돼 온 캄보디아 프린스그룹의 최고위 간부급 인물이 일본에서 체포됐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에서 '태자단지'와 '망고단지' 등 대규모 온라인 사기 거점을 운영한 것으로 지목된 중국계 범죄조직이다. 미국과 영국, 한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조직의 핵심 인물이 일본 내 거점을 이용해 활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동남아 범죄 네트워크가 일본 내 법인과 거주 자격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아시아 최대 국제 범죄조직 중 하나로 불리는 프린스그룹의 최고위 간부 중 한 명으로 보이는 후시 용의자(44)가 일본 경시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후시 용의자는 중국 출신의 키프로스 국적자로, 올해 4월 도쿄도 주오구로 이사한 사실이 없는데도 해당 주소로 전입한 것처럼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일본 영주권을 얻기 위해 주민등록상 주소를 도쿄로 옮겼다. 대리인에게 맡겨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후시 용의자가 일본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정보를 파악한 뒤 행방을 추적했다. 경찰은 오사카 시내의 복수 고급호텔을 수색하던 중 방범카메라 영상에서 후시 용의자를 확인했고, 오사카 시내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시청은 후시 용의자로부터 위임을 받아 허위 전입 신고를 한 중국 국적자 2명도 같은 혐의로 체포하고, 스마트폰 등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일본 경찰은 후시 용의자가 프린스그룹 제재 명단에 오른 '천샤오얼'과 동일 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허위 투자 권유 등 국제 온라인 사기를 벌였다며 관련 개인·법인 등 146건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 당국은 프린스그룹을 "아시아 최대 범죄조직 중 하나"로 규정하고, 2조 엔(19조 원) 규모의 암호자산 몰수 절차에도 착수했다.

 

일본까지 활동 확대


프린스그룹의 활동 반경은 일본까지 뻗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은 30개 이상의 국가·지역에서 활동했고, 일본에도 자회사를 세웠다. 2023년에는 일반사단법인 '일본캄보디아협회'의 법인회원으로 가입해 양국 친선 70주년 기념행사를 협찬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에서 사기 거점을 운영하던 조직이 일본에서는 합법 기업의 외양으로 친선 행사까지 후원하고 있었다.

프린스그룹은 중국 푸젠성 출신 천즈 회장이 세운 캄보디아 기반 복합기업이다. 부동산 개발과 쇼핑몰, 호텔·카지노, 은행업 등을 앞세운 기업집단이었지만, 실제로는 캄보디아 각지에 콜센터형 사기 거점을 세우고 외국인을 동원해 전화·인터넷 사기를 벌인 것으로 지목됐다. 아사히는 프놈펜 교외의 사기 거점 '망고단지'에 학교 건물 크기의 동이 10개가량 늘어서 있었고, 전성기에는 수천 명의 외국인이 인터넷·전화 사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후시 용의자가 일본에서 회사를 운영한 정황도 드러났다. 아사히가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후시 용의자가 대표이사를 맡은 회사는 2023년 4월 무역사업 등을 목적으로 도쿄도 아다치구에 설립됐다. 자본금은 설립 당시 800만 엔에서 올해 3월 약 6배인 5000만 엔으로 늘었고, 회사 주소는 지난해 4월 도쿄도 지요다구로 이전됐다. 후시 용의자는 회사 설립 당시 영국 런던 남부를 주소로 적었지만, 이후 도쿄도 미나토구, 오사카부 스이타시, 도쿄도 주오구 등으로 주소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후시 용의자 등 3명이 14~17일 허위 전입 신고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후시 용의자가 도쿄도 내 회사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일본 출입국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경시청은 그가 일본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신중히 조사하고 있다.

프린스그룹은 한국인 피해 사건과도 관련돼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동남아 온라인 조직범죄 대응 차원에서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 등 개인 15명과 단체 132개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재 대상에는 다수의 한국인이 연루·감금됐던 캄보디아 '태자단지'와 '망고단지'를 조성·운영한 프린스그룹 관련 개인·단체가 포함됐다. 한국 정부는 당시 이를 초국가 온라인 범죄조직을 겨냥한 독자 제재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올해 1월 중국의 요청을 받아 천즈 회장을 구속하고 캄보디아 국적을 박탈한 뒤 중국으로 송환했다. 미국의 제재 이후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내 본사와 주요 거점에서 간판을 잇달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 간부급 인물이 일본에서 체포되면서 일본 경찰은 프린스그룹의 일본 내 법인 활동과 출입국 경위, 거주 자격 취득 과정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