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 합의] 이란 유조선, 미군 봉쇄망 지나 수출길

  • 이란에 제시한 '회유책'으로 분석…"언제든 다시 제재 가능" 전망도 

16일현지시간 오만만에 유조선과 화물선 등이 보인다 사진A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오만만에 유조선과 화물선 등이 보인다. [사진=AP 연합뉴스]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등이 전자서명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이란의 원유가 미군의 봉쇄망을 뚫고 수출길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비영리 단체인 '이란 핵 반대 연합'은 이란의 원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이 이란의 차바하르항을 떠나 미 군함의 봉쇄망을 지나 오만만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위치 추적 장치를 켠 채로 항해 중이다. 신문은 이번 이란 유조선의 항해가 지난 4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 이후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번 항해는 지난 14일 양국의 종전 합의에 이란의 금융 및 운송 제재를 면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에 근거한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이번 합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문에 미국이 종전을 대가로 이란이 즉각적으로 원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이며, 이 조치는 이란 정부가 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도록 하는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 미국 고위 관리는 이란이 석유 판매를 위해 제재 완화 조치를 적용받겠지만, 지속적인 제재 완화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나 핵 프로그램 등 미국의 요구를 얼마나 준수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이란 언론들도 자국 상선이 미국의 봉쇄 없이 정상 항해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이란 상선 여러 척이 미국 해군의 봉쇄망을 문제없이 지나 항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타스님통신도 이란 유조선 3척과 화물선 2척이 필수품 등을 싣고 운항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파르진 나디미 워싱턴연구소 이란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양보하도록 만들려면 (석유 수출 허가 등) 회유책(sweeteners)이 있어야 한다고 백악관이 판단한 것 같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란과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나디미 연구원은 상황에 따라 미국이 다시 이란을 제재할 수도 있는 것으로 봤다.

이번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에는 이란의 원유 수출과 금융에 대한 제재 완화 외에도 연장된 휴전, 미국과 이란 양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도 있는 회담을 위한 준비 등이 포함돼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한편, 이번 양해각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3000억 달러(약 452조원) 규모의 재건 기금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15일 한 미국 관리는 기자들에게 "그 나라(이란)를 재건하기 위해 3000억 달러(약 452조원)의 기금이 있을 것"이라며 이 돈은 이란이 합의 내용을 얼마나 준수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 어떤 돈도 투자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황폐화된 것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시급한 관심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타르 알자지라는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290억 달러(약 43조원)의 피해를 입었고 국민들이 1942년 이후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이란에게 (3000억 달러) 투자 펀드는 매우 필요한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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