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치료제가 통증 완화 중심의 보존 치료에서 질환 진행 자체를 늦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연골 재생과 관절 구조 개선 등을 통한 '질환 진행 억제(DMOAD)'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골관절염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DMOAD 지위를 인정받은 골관절염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통증 감소나 기능 개선을 넘어 관절 조직의 구조적 개선 효과까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 성장성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2025년 54억9000만달러(약 8조 2827억원)에서 2033년 108억9000만달러(약 16조 4297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전체 시장 가운데 무릎 골관절염 비중은 42%에 달한다. 그간 진통제나 히알루론산 주사 등에 의존해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로 꼽힌다.
DMOAD 개발에 앞선 국내 기업은 코오롱티슈진이 대표적이다.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는 정상 연골세포와 TGF-β1을 발현하도록 형질전환된 세포를 혼합한 치료제다. 이달 무릎 골관절염 적응증에 대한 미국 임상 3상 탑라인(Top-line) 결과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TG-C가 DMOAD 가능성을 가장 앞서 검증받고 있는 후보물질 중 하나로 보고 있다. DMOAD 인정과 동시에 1회 주사로 효과를 입증할 경우, 반복 처방이 필요한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BLA)를 신청할 계획이다. FDA 허가를 획득할 경우 미국에서는 시판 승인 이후 12년, 유럽에서는 10년간 독점 판매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적응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TG-C를 퇴행성 척추증으로 확대 적용하는 특허를 미국과 호주에서 취득했다. 올 하반기부터 척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투약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향후 공동개발과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해 상업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메디포스트 역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티스템은 2012년 국내 허가 이후 현재까지 약 3만6000건 이상의 시술이 이뤄진 대표적 치료 옵션이다.
최근에는 일본 임상 3상에서 1차·2차 유효성 평가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며 상업화 가능성을 높였다. 회사는 올해 말 일본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한다. 일본 상업화 프로젝트에 맞춰 국산 배지 변경 적용을 본격화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치료제 원가의 10~15%를 차지하는 만큼 상업화가 본격화될 경우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회사는 지난 4일 카티스템이 FDA로부터 허가를 위한 임상 3상 시험을 단일 중추적 임상으로 진행하는 데 최종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첫 DMOAD 승인 제품이 등장할 경우 골관절염 치료 시장의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관절 골재생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어려운 영역"이라며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3상 결과와 메디포스트의 미국 임상 3상 본격화는 근본적 치료제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관절염 치료는 증상 완화나 인공관절 대체 중심에서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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