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회사가 세제혜택을 받은 뒤에도 장기간 빚 독촉을 이어가던 개인 연체채권 관리 관행을 손본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개인 연체채권을 손실로 인정받아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소멸시효가 도래했을 때 원칙적으로 시효를 완성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월 발표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의 후속 조치로, 금융당국은 7월 중 개정을 완료하고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금융회사가 개인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뒤 금감원에 대손인정을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세법상 손실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세제혜택을 받은 이후에도 금융회사가 소멸시효를 연장하며 채권 회수와 추심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세법상 ‘못 받을 빚’으로 인정받고도 실제로는 채무자에게 장기간 상환을 요구하는 관행이 이어진 셈이다.
최근 불거진 ‘상록수’ 논란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키웠다.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만들어진 민간 배드뱅크 성격의 유동화전문회사다. 그러나 설립 이후 20년 넘게 장기연체채권을 보유하며 추심과 회수 활동을 이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래된 연체채권 관리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적용 대상은 우선 소액 연체채권부터다. 은행·보험사가 보유한 개인금융채권은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은 3000만원 이하 채권이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해당 기준이 계좌 수 기준 전체 채권의 90% 이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무자의 은닉재산이 발견되거나 파산·회생절차, 채무조정 등으로 시효 중단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시효 연장이 허용된다.
금융당국은 채권 매각 과정에서도 시효완성 의무가 이어지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시효완성을 조건으로 세제혜택을 받은 채권을 매각할 경우 매각계약서에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과 시효완성 의무를 명시해야 한다. 양수인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도 점검·보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회사별 채무조정 실적, 채권매각 주요 내용, 시효완성 실적을 보고·공시하는 시스템도 마련한다. 금융당국은 7월 중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8월 중 업권별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도 손질해 연체채권 관리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