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각각 발행 플랫폼 구축과 유통 인프라 연계, 블록체인 네트워크 협력 등을 추진하며 토큰증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컨소시엄을 두고선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양대 거래소가 주축이 된 KDX컨소시엄과 NXT컨소시엄이 본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2월 본격적인 제도 시행 이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 경쟁이 한창인 셈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플랫폼보다 더 중요한 과제로 '발행사 확보'를 꼽는다. 유통 플랫폼이 구축되어도 상장할 상품이 부족하면 시장 자체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토큰증권 시장은 제도화 기대와 달리 발행 기반이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펀블이다. 2021년 5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 부동산 기반 신탁수익증권 조각투자 시장을 개척했던 펀블은 지난 4월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시장 형성 초기부터 사업을 이어온 사업자가 제도화 문턱에서 사업을 접은 것은 토큰증권 발행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단적으로 발행인가를 받기 위해 사업자는 3년치 추정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한다. 사실상 3년 내 흑자 전환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다. 그러나 현재 조각투자 업계에서 안정적인 흑자를 내는 기업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 수수료가 1% 수준인 구조에서 연간 수십억원의 비용을 감당하려면 수천억원 규모의 발행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 구조가 자산유동화법을 기반으로 설계되면서 발행사가 자산을 직접 보유해야 하는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자본시장법과 신탁 제도를 손질하는 대신 스타트업의 현실에 맞지 않는 자산유동화법 체계를 활용하면서 발행 비용과 자본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기존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들이 사업을 재검토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사업만으로 독립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며 "기존 증권사처럼 다른 사업을 영위하면서 선택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곳과 스타트업의 상황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전통적인 금융 영역에서 이미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토큰증권 사업의 수익성이 낮더라도 회사 전략에 따라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반면 스타트업의 경우 금융서비스 초기에는 선도 사업자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제도화 이후에는 증권사들도 동일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어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토큰증권 시장의 성장성은 전통적인 금융상품이 다루지 않는 비정형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다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다양한 상품이 발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통해 발행 생태계를 키우지 않는다면 토큰증권 시장이 제도화되더라도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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