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5월 경제] 지난달 평균환율 1490원…중동 전쟁이 흔든 외환시장

  • 지난달 환율 1439→1519원 급등락…변동폭 80원 육박

  • 2분기 평균환율 1490원대…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 전문가들 "환율 안정 되려면 종전·유가 하락 선행돼야"

 
그래픽아주경제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아주경제]
지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다 외국인 자금 이탈까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평균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91.26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환율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가 커지면서 6일 장중 1439.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중동 지역에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2일에는 1519.5원까지 오르며 한 달 사이 80원가량 큰 변동 폭을 나타냈다.

환율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꼽힌다. 전쟁 장기화 우려와 국제 유가 상승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달러 매수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달 들어서도 환율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야간거래에서는 장중 1561.5원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장중 고가 1597.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평균 환율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2분기 들어 지난 5일까지 평균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90.9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 1분기(1596.88원) 이후 약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환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향하고 있다. 올해 들어 평균 환율은 1477.06원으로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해 연평균 환율(1420.97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실제 공항 환전 창구에서는 달러 현찰 매입 환율이 이미 1600원을 넘어섰다. 지난 6일 기준 하나은행 공항 영업점의 달러 현찰 판매 환율은 1624.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역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진전 여부가 환율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오는 10일 발표될 미국의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4% 안팎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물가 압력이 지속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 강세와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중동 사태 완화와 국제 유가 하락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 자금 흐름과 해외 투자 확대 등 수급 요인도 중요하지만 결국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환율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종전 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타결되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중반에서 80달러 초반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고 금리 하방 압력을 높여 달러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은 이란 리스크가 해소되면 빠르게 145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며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해외 투자 확대 등 수급 불안 요인이 남아 있지만 경기 개선 등 펀더멘털 요인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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