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대도시 지고 소도시 '예술·미식' 뜬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단거리 해외여행 시장의 중심축인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다. 도쿄나 오사카, 후쿠오카 등 대도시 중심의 반복적인 방문에 피로감을 느낀 재방문객들이 지역 고유의 색채가 뚜렷한 소도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모두투어의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일본 소도시 상품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 늘었다.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업계는 시코쿠 카가와현의 대표 도시인 다카마츠를 중심으로 한 예술 테마 기행 상품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 만리장성 달리고, 국내선 파크골프 열차 '후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러닝 열풍을 겨냥해 세계적인 유적지를 직접 달리는 특수 목적 관광(SIT) 상품도 등장했다. 놀유니버스는 중국 허베이성 승덕시와 손잡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만리장성 금산령 장성 구간을 달리는 트레일러닝 패키지를 선보였다. 참가자의 역량에 맞춰 10K, 하프, 풀 코스를 선택해 성벽 위를 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순 유적지 관람을 넘어 장성의 일출을 바라보며 레이스를 펼치고, 북경 798 예술거리 등 지역 문화 자원을 연계해 아웃도어 매니아층의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관광 시장에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장년층 생활체육 인구를 겨냥한 스포츠 연계 철도 상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전국 350만명 이상이 즐기는 파크골프 동호인들을 위해 충남 청양, 부여 등 지자체와 손잡고 전용 테마 열차를 운행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정체 부담 없이 기차로 이동해 왕진나루·백마강 등 지역 대표 파크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고, 연잎밥이나 구기자 떡갈비 같은 향토 음식을 소비하는 구조다.
◆ 지구 반대편 크루즈까지…지갑 여는 핵심 키워드는 '체험'
이러한 흐름은 장거리 프리미엄 시장으로도 이어진다.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꼽히는 남미 대륙의 경우, 장거리 이동의 피로도를 대폭 줄인 대형 크루즈와 항공 비즈니스석을 결합한 프리미엄 장기 체류 상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한진트래블은 14만톤급 대형 크루즈선인 '마제스틱 프린세스호'를 투입해 30일 일정의 남미 여행 상품을 운행한다. 브라질 이과수 폭포, 페루 마추픽추,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등 지형적 특색이 명확한 거점을 해상 이동과 육로 관광으로 조합해 편안함을 극대화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테마 여행의 활성화가 경제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 계층과 자신만의 취미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젊은 층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단순 관람형 관광은 온라인 정보만으로도 대체가 가능한 만큼,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점적 콘텐츠를 제공해야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여행 경험이 축적될수록 나만의 취향과 여유로운 체류를 보장하는 상품 선호도가 높아진다"며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문화적 자산이나 스포츠, 크루즈 등 다채로운 요소를 결합한 맞춤형 테마 상품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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