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대중 무역수지는 9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3년 이후 이어진 대중 무역 적자 국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대중 무역 판도가 올해 바뀐 배경에는 반도체 가격 급등 영향이 크다. 지난달 대중 반도체 수출은 9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3.2% 증가했다. 대중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진 것이다. 반면 석유제품(-18.2%), 석유화학(-10.4%), 일반기계(-2.1%) 등 전통적인 주력 품목은 부진을 이어갔다.
올해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중 무역수지가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실제 한국의 대중 무역구조는 최근 수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면 중국이 이를 가공해 미국과 유럽에 판매하는 분업 체계가 형성돼 있었다. 이 같은 구조를 바탕으로 한국은 2013년 628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과거 한국이 공급하던 중간재를 중국 기업들이 직접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전자·화학·기계 등 주요 품목의 대중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중간재 중심 수출 구조는 강화되는 반면 수입 구조는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IEP에 따르면 대중 무역이 대규모 적자를 냈던 2023년 당시 이미 반도체를 제외한 중간재 부문은 7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흑자를 이끌었던 전자·화학 분야 흑자도 크게 축소됐다.
KIEP는 글로벌 ICT 경기 부진뿐 아니라 중국의 중간재 국산화와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도 적자 전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공급망 측면의 위험도 여전하다. 한국은 희토류와 흑연 등 첨단산업 핵심광물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핵심광물에 대한 전략적 관리와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공급망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조달 체계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역시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가 높은 만큼 주요 광물 생산국과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현실적인 공급망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대중 무역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 외에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상품무역뿐 아니라 서비스 분야에서도 새로운 수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범용 제품보다는 HBM, 첨단 반도체, OLED 등 중국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결국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대중 무역 경쟁력을 지키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무역에서는 중국이 빠른 속도록 추격하고 있지만 금융·의료·법률·교육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여전히 한국의 경쟁력이 있다"며 "한·중 FTA 서비스 부문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수출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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