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세 고령 할머니부터 섬마을 어민까지… 사연 담긴 소중한 한 표

  • 그룻가게와 게이트볼장도 투표소로 변신

  • 지방선거, 일정 자격 갖춘 외국 국적자도 투표 가능

3일 오전 광주 동구 한 도자기 판매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자치구 최고령자 김정자110 할머니가 투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광주 동구 한 도자기 판매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자치구 최고령자 김정자(110) 할머니가 투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치러진 3일 전국 투표소에는 단순한 '한 표' 이상의 의미를 담은 사연들이 이어졌다.
 
그릇가게와 게이트볼장이 투표소로 변신한 이색 공간부터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온 섬 주민, 생애 첫 투표에 나선 청년과 110세 최고령 유권자까지 각양각색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먼저 평소 생활공간이 투표소로 탈바꿈해 눈길을 끈 곳은 전남 장성군의 한 그릇 판매점이다. 이날 투표소 역할을 맡은 이 곳에 유권자들은 도자기와 생활용품이 진열된 공간을 지나 기표소로 향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여가 공간인 게이트볼장이 투표소로 활용되며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 동구에서는 올해 110세인 여성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 때부터 역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게에 빠짐없이 참여했다”며 “110살인 나도 나왔으니 국민들이 빠짐없이 투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에 나선 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고등학교 3학년 이모(18)양이 “후보들 이름은 잘 모르지만 집값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3일 전남 장성군 삼서면게이트볼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전남 장성군 삼서면게이트볼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 국적자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대림2동 주민센터에는 영주권자들의 투표 행렬이 이어졌는데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외국인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주로 영주권 취득 후 3년 이상이 됐거나, 해당 지자체의 외국인 등록대장에 등록된 18세 이상의 외국인이 대상이다.
 
영주권자로서 30년째 한국에 사는 조선족 이모씨는 “첫 선거 참여라 자부심이 생긴다. 한국 국민은 아니지만 투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부심”이라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서해 최북단 섬 지역에서도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조업 일정을 조정하거나 배를 이용해 투표소를 찾았다.
 
일부 어민들은 꽃게잡이 철임에도 조업보다 투표를 우선하며 한 표를 행사했다. 옹진군의 경우 오후 3시 기준 투표율이 65%를 넘어 인천 11개 군·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다양한 사연을 통해 투표가 단순한 정치적 선택을 넘어 시민의 권리이자 공동체 참여의 과정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나이와 직업, 국적, 거주 환경은 달랐지만 유권자들은 저마다의 이유를 안고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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