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돌리기 위한 관광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명소 위주의 단순 방문을 유도하던 과거의 방식을 넘어, 고소득 타깃층의 직항 수요 창출부터 로컬 콘텐츠 발굴, 현장 인프라 개선까지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양적 회복을 넘어 K-관광의 질적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 中 고소득층 타깃…'지방 직항'으로 물꼬 튼다
지방 관광 활성화의 첫 단추는 단연 접근성 개선과 구매력 높은 수요층 확보다. 최근 관광업계는 수도권에 집중된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화동 지역을 핵심 타깃으로 낙점했다.
한국-항저우 간 주 7000석 이상의 항공 좌석이 운항 중인 이점을 살려 지방 직항 연계 마케팅도 본격화됐다. 실제로 지난달 말 현지에서 열린 '2026 K-관광 로드쇼' 기업 간 거래(B2B) 상담회에서는 국내 39개 기관과 중국 현지 플랫폼 등 100여곳이 모여 항저우-부산 등을 잇는 지역 관광 콘텐츠 개발을 논의했다. 공사는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중국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이종산업과 연계한 플랫폼 마케팅으로 지방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 직항 타고 온 관광객, '로컬 미식'으로 붙잡는다
직항 노선으로 지역 유입의 물꼬를 텄다면, 이들의 발길을 묶어둘 무기는 결국 차별화된 '로컬 콘텐츠'다. 특히 기후변화와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들이 고유의 식재료를 무기로 자생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지난달 말 제주 비양도에서 이틀간 1600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 미식 페스티벌 '맛잇는 상생 on 비양'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도윤, 오세득 등 유명 셰프 7인이 직접 비양도를 찾아 제철 식재료로 신메뉴를 개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주목할 점은 단발성 축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우젓비빔국수, 톳김밥, 보말빵 등 새롭게 탄생한 레시피는 비양도 내 7개 마을 식당에 전수돼 상설 판매된다. 지역의 투박한 자산에 대중적인 미식 트렌드를 결합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고, 이것이 다시 지역 주민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 콘텐츠 수용할 인프라…'바가지요금' 근절이 관건
글로벌 메가 이벤트를 앞둔 지자체들은 선제적인 관광 수용 태세 점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와 직항 노선을 갖추더라도, 이를 수용하는 인프라의 신뢰도가 무너지면 장기적인 성장은 불가능하단 판단에서다.
당장 이달 12일부터 13일까지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부산 공연을 앞둔 부산시는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대대적인 숙박업계 점검에 나선다. 대형 행사 때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던 바가지요금과 일방적 예약 취소 등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는다는 계획이다.
국민들이 직접 위생 불량이나 부당 요금을 QR코드로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유쾌한 참견' 모니터링 캠페인도 오는 10월 말까지 병행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벤트를 무사히 치러내야만 지역 관광의 경쟁력도 입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관광 활성화는 단순히 해외 홍보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역 고유의 매력을 살린 콘텐츠와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이 안심하고 지갑을 열 수 있는 공정한 시장 환경이 뒷받침돼야만 K-관광의 진정한 지방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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