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보복 악순환에 낀 K-석화…"PX 수출 막히고 대금 미수령 우려"

  • '사법 샌드위치' 위기 고조…"외교적 해결책 쉽지 않을 듯"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석유화학 기업에 제재를 가하고, 중국이 이에 맞서 재보복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이 이른바 ‘사법 샌드위치’ 위기에 놓였다. 석유화학 기업의 대중 수출 일부가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중국의 ‘역외적용 차단법’ 시행과 관련해 공공기관에 업무 협조를 요청했다.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재와 재보복을 단행하자, 우리 기업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미국은 이란산 원유 거래를 이유로 중국 석유화학 기업 5곳(헝리석화·진청화공·신하이화공·성싱화공·루칭석화)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포함시켰다. 이에 중국은 이를 부당한 역외 적용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미국 제재를 준수해 자국 기업에 손해를 끼칠 경우, 제3국 기업의 중국 내 자산 압류와 손해배상 소송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미·중이 제재와 재보복을 반복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제재를 따를 경우 중국 법원에서 자산 압류나 손해배상 청구에 직면할 수 있고, 반대로 중국 조치를 따를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로 글로벌 금융 거래가 차단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수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 기업의 주요 파라자일렌(PX)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대중 PX 수출액은 3267만3293달러로 전체의 27%를 차지해 국가별 비중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한화토탈에너지스, SK, GS칼텍스 등이 대중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주요 거래선인 헝리석화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점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내 기업이 헝리석화에 제품을 수출한 뒤 제3국 은행을 통해 대금을 받는 구조에서, 해당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송금을 동결할 경우 대금 미회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불확실성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5일(미 동부시간 기준)까지 필수 거래에 대한 유예기간을 종료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국내 기업의 수출 대금이 실제로 묶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헝리석화와 거래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금 미수령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며 “PX 수출 대체 시장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교적 해법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기업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필요 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기업들과 함께 대체 시장 발굴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