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쿠바 막후 실권 라울 카스트로 돈줄 정조준

  • 국무부, 군부 국영기업 가에사 제재...라울 카스트로 기소 준비도

2016년 연설 중인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공산당 제1서기 사진쿠바 외교부 홈페이지
2016년 연설 중인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공산당 제1서기. [사진=쿠바 외교부 홈페이지]
 
미국 정부가 쿠바의 실권자인 라울 카스트로(94) 전 공산당 제1서기에 대해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쿠바의 경제를 막후에서 쥐락펴락하고 있는 군부 산하 국영기업 가에사(GAESA)에 관심이 모인다. 라울 카스트로가 설립은 주도한 가에사는 쿠바의 인터넷 사업을 독점하고 산하 호텔 100개를 운영하는 등 경제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가에사는 라울 카스트로 제1서기가 쿠바의 국방 부문 강화를 위해 1995년 설립했다. 소련 붕괴로 공산진영의 경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던 시기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라울은 형 피델 카스트로(1926~2016) 대통령을 설득해 군 산하에 이권을 담당하는 기업을 만들도록 허락받았다고 전해진다. 최대 교역국이자 공산주의 맞형인 소련이 무너지면서 군인 월급 지급 등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1990년대 후반 쿠바의 경제가 회복되면서 가에사는 그 영향력을 키웠다. 한때 군부는 가에사의 수익을 국가에 재투자해 병원, 교육, 식량 배급 등을 지원했지만, 오늘날 가에사는 카스트로 일가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NYT는 분석했다.

하지만 오늘날 가에사는 쿠바 경제의 40~70%를 장악하는 최대 재벌로 거듭났다. 가에사는 중간 지주 회사격인 시멕스(CIMEXㆍ국영 수출입 기업)를 통해 쿠바 최대 민간은행인 방코 피난시에로 인테르나시오날을 비롯해 쿠바 유일 인터넷 사업자, 주유소 수백 곳, 슈퍼마켓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가에사는 또 여행사와 호텔 수십 곳을 직영하고 있다. 
 
하지만 가에사의 재무 상태는 비밀에 부쳐져 있으며, 군 산하기관이지만 정부 예산 어디에도 기록이 없다. 실제로 14년간 봉직한 쿠바 정부 회계감사관이 지난 2024년 한 인터뷰에서 가에사의 재정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밝히자 즉각 해고당하기도 했다. NYT는 가에사가 카스트로 일가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2011~2022년 라울 카스트로 전 제1서기의 사위인 알베르토 로드리게스-칼레하 장군이 관리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로드리게스-칼레하 장군 사망 이후에는 아니아 기예르미나 라스트레스 모레라 장군이 담당하고 있다. 모레라 장군은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의 손자인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보도했다. 2024년 항공 기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개인 제트기를 타고 파나마로 함께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예르모 카스트로는 올해 초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쿠바 측 협상단으로 나왔던 인물이다. 이 회담에는 카스트로 형제의 증손자인 오스카르 페레스-올리바 프라가 부총리도 동석했다. CNN은 “2021년 라울 카스트로가 쿠바 공산당 제1서기에서 사임했을 때 60년간의 카스트로 형제 집권이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많은 쿠바인들은 아직도 라울이 ‘그림자 권력’으로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가 지난 7일 가에사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 것은 카스트로 일가 등 군부 엘리트의 돈줄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이날 가에사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가에사와 미국인과의 거래와 미국을 경유한 거래 전체를 금지했다. 국무부는 “몇 주 내에 추가 조치가 시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미 정부는 라울 카스트로 전 제1서기에 대해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CBS 방송은 15일 보도했다. 지난 1996년 쿠바 인도주의 단체 ‘구출의 형제들’이 운용하던 항공기 4대를 쿠바군부가 격추한 것과 관련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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