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지리도 비야디도...전 세계 노후 車공장 헐값 쇼핑 중

  • 포드·벤츠·닛산車 공장까지…中자본이 접수

  • 중국車 글로벌화 2막…수출에서 현지생산으로

  • '야리스 모멘트' 노린다…유럽형 해치백 경쟁

비야디가 미국 포드의 브라질 공장을 인수후 개조한 공장이 지난해
비야디는 2024년 3월 브라질 바이아주에 위치한 폐쇄된 포드 공장을 인수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차 조립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완성차업체 지리가 미국 포드의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 내 제3 차체조립 생산라인 매입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스페인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해당 라인은 과거 포드 몬데오와 S-맥스 등을 생산했지만 관련 모델이 단종되면서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지리는 이 생산라인을 인수·개조한 뒤 유럽 전용 소형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일보는 최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의 노후 유휴 공장을 헐값에 인수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전환에 맞춰 생산 효율화에 나선 글로벌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생산 설비를 잇달아 매각하면서, 중국 기업들에는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할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드·벤츠·닛산車 공장까지…中자본이 접수
그래픽아주경제DB
[그래픽=아주경제DB]

중국 자본은 남미·아프리카·동남아 등지에서도 서구 및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철수한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초 체리자동차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닛산 공장 인수 추진이다. 체리는 남아공 로슬린 지역에 위치한 닛산 공장을 매입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60년 넘게 운영된 이 공장은 연간 4만5000대 규모의 픽업트럭을 생산하던 남아공 핵심 생산기지였다.

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창청자동차(GWM)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옛 공장을 인수해 지난해 8월부터 연간 3만대 규모 생산에 돌입했다. 비야디 역시 2024년 3월 브라질 바이아주에 위치한 폐쇄된 포드 공장을 인수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차 조립 생산을 시작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극심한 가격 경쟁과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흐름과 맞물린다.

중국 전기차왕 비야디(BYD)도 올해 1분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 나는 등 실적 둔화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에 비야디는 중국 내 판매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현재 비야디는 전체 판매에서 해외 비중이 46%에 달할 정도다. 이에 올해 해외 판매 목표도 전년 대비 40% 늘린 150만대로 잡았다.
중국車 글로벌화 2막…수출에서 현지생산으로

이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단순 수출보다 해외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이 중국산 전기차 유입을 견제하며 관세 장벽을 높이자 현지 생산을 통해 이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듐그룹은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투자 규모가 처음으로 중국 내 투자 규모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외 신규 공장을 짓는 것보다 기존 유휴 공장을 인수하는 방식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신규 공장 건설에는 통상 3~5년이 걸리지만, 기존 공장은 인수 후 개조를 거쳐 약 1년 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추이둥수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사무총장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은 과거 일본 자동차 산업의 세계화 과정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초기에는 중국 내수용 차량 수출에 집중하다가, 이후 부품을 보내 현지에서 조립하는 KD(반제품 조립) 생산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야리스 모먼트' 노린다…유럽형 해치백 경쟁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지역별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전용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과거 도요타가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춘 소형 해치백 '야리스'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성공했던, 이른바 '야리스 모먼트'를 떠올리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페드로 파체코 애널리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중국 자동차 기업들도 '야리스 모먼트'를 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표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전 차량' 브랜드로 알려진 이치자동차 산하 홍치도 지난달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서 유럽 시장을 겨냥한 소형 글로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야디·체리·창안·상하이자동차(SAIC)·이치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소형 해치백부터 호주·멕시코 시장용 픽업트럭까지 지역 맞춤형 모델을 개발 중이다.

특히 중국에선 수요가 거의 없지만, 좁은 도로 환경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해치백 수요가 압도적이다. 남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신차 판매량의 40% 이상을 해치백이 차지할 정도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야디는 유럽 시장을 위해 특별 설계한 '돌핀 G' 해치백 모델을 6월 출시 예정이다. 체리의 신규 글로벌 브랜드 레파스도 유럽 시장을 겨냥한 해치백 모델을 개발 중이며, 상하이차 산하 브랜드인 밍줴(MG)도 유럽에서 MG2 해치백 모델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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