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3대 가족 여행, '깃발 부대' 대신 '단독 풀빌라'로 옮겨간 이유

호이안 올드타운 사진기수정 기자
호이안 올드타운 [사진=기수정 기자]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가족 여행 계획을 짜는 일은 마치 고난도 퍼즐 맞추기 같다. 당장 중학교 2학년 아이의 빡빡한 학원 스케줄을 피해 짬을 내야 하고, 친정어머니가 걷기 불편하지 않도록 동선까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예전 같으면 여행사 패키지 상품 하나 예약하고 마음을 놓았겠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정해진 일정에 맞춰 우르르 몰려다니는 이른바 '깃발 여행'으로는 각기 다른 세대의 니즈를 온전히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고민은 고스란히 여행 산업의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와 환율 부담으로 전체적인 해외여행 심리가 위축됐다는 우려 속에서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기꺼이 '우리만의 맞춤형 여행'을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

◆ 148만명 몰린 개별여행…가족 여행의 공식이 바뀐다

개별 자유 여행(FIT)의 약진이 매섭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FIT 이용객은 148만명으로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수치로, 작년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가파른 상승세다.

주목할 점은 2030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FIT가 다세대 가족 여행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획일화된 명소 방문 대신 가족 구성원의 체력과 취향을 고려한 핀셋 일정 구성은 물론,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 등을 활용한 손쉬운 맞춤형 동선 설계·예약이 가능하단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스마트해진 여행 소비 트렌드는 대규모 패키지 중심이던 가족 여행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 가성비 넘어 '시성비'…짧고 굵게 쉬는 단거리 휴양 인기

여행의 질을 높이는 대신, 물리적인 이동 부담은 최소화하는 '선택과 집중' 현상도 뚜렷하다.

노랑풍선의 5월 예약 데이터를 보면 전체 수요 위축 속에서도 가족 단위 여행객 비중이 33%를 굳건히 지켰다. 목적지는 일본(27%), 중국(25%), 베트남(11%) 등 철저히 근거리 위주로 재편됐다. 긴 연차를 내기 부담스러운 직장인들이 금요일 출발 후 일요일에 귀국하는 '주말형 단기 여행'을 선호하며 시간 대비 성능, 즉 '시성비'를 따지기 시작한 결과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휴양지의 숙박 인프라는 가족 여행지 선택의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

교원투어 여행이지 데이터에 따르면, 5월 베트남 전체 예약 중 푸꾸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4.7%에서 올해 29.8%로 매년 급상승 중이다.

그 배경에는 5성급 리조트와 단독 풀빌라 등 훌륭한 숙박 인프라를 포함한 상품이 자리한다. 굳이 밖으로 돌아다니며 체력을 소모하지 않아도 영유아부터 조부모까지 전 세대가 리조트 안에서 엑조티카 빌리지 테마파크나 아쿠아토피아 워터파크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원치 않는 쇼핑 일정을 뺀 '노옵션 패키지'나 5만원 할인 특전 등을 더해 오롯이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도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올해 5월 가족 여행의 트렌드는 '얼마나 많은 곳을 보느냐'에서 '얼마나 편안하게 우리만의 시간을 보내느냐'로 요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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