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양상국의 발언을 두고 온라인이 시끄럽다. 발단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뜬뜬'의 웹예능 '핑계고'였다. 이날 공개된 '홍보대사는 핑계고' 편에는 유재석, 남창희, 한상진, 양상국이 출연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연애와 결혼 생활을 이야기하던 중 나왔다. 최근 결혼한 남창희가 아내의 출근길을 배웅하고 아침을 챙기는 일상을 전하자, 양상국은 자신은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주는 개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준 적이 없다", "귀찮기도 하다"고 자신의 연애관을 밝혔다. 이후 유재석이 "가끔 데려다주는 것도 좋지 않냐"고 조언하자 양상국이 "한 번만 더 얘기하면 혼냅니다"라며 선을 긋는 장면도 이어졌다.
양상국의 발언이 호감으로 들리긴 어렵다. 연인 관계에서 배려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누군가에겐 무심함,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네티즌은 "기본적인 배려가 부족하다", "결혼하고 싶다면서 태도가 아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양상국의 발언은 '비호감 발언', '도마 위', '태도 논란' 등의 보도로 이어지며 잡음을 키웠다. 이 지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건 양상국의 발언이 이토록 심판받아야 할 사안이냐는 점이다. 예능에서 드러난 개인의 연애 방식, 가치관, 말투가 매체 보도를 거치며 지나친 소음으로 확장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속 한 장면은 댓글창에서 가볍게 말하고 지나갈 수 있는 이야기다. "저런 사람도 있구나", "나는 싫다", "말투가 별로다" 정도의 반응으로 끝날 일이다. 그런데 매체가 이를 '논란', '역풍', '비호감 발언'이라는 제목으로 재가공하면서 사안의 무게는 달라진다. 예능 속 대화는 공적 심판의 소재가 되고, 수많은 매체가 그 흐름에 올라탄다. 누군가의 말실수나 비호감 이미지는 클릭을 부르는 상품이 된다.
모든 태도가 검증 대상이 되고, 모든 비호감이 처벌받아야 할 결함처럼 소비된다. 대단한 잘못이 아니어도 '온라인 시끌', '갑론을박', '도마 위'라는 표현을 붙이면 사건이 된다. 실제 여론의 크기보다 더 큰 파장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 결과 사람들은 타인의 말 한마디를 맥락보다 빠르게 심판하고, 매체는 그 심판을 다시 확대 재생산한다.
물론 양상국의 발언을 비판할 수 있다. 연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유재석을 향한 표현이 무례하게 들렸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은 발언의 맥락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나는 저런 연애관은 싫다"는 평가와 "저 사람은 문제적 인간이다"라는 낙인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다정함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누군가는 지나친 배려를 부담으로 여긴다. 누군가는 데려다주는 일을 사랑의 표현으로 생각하고, 누군가는 각자의 귀가를 자연스럽게 여긴다. 양상국처럼 "평생 해줄 거 아니면 안 해준다"는 사람도 있다.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단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중의 호감을 먹고 사는 방송인으로서 양상국의 발언이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비호감과 악행은 다르다. 누군가의 가치관이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공적 비난의 장에 세우는 일이 당연해선 안 된다. 이번 논란에서 정말 불편하게 봐야 할 대상은 양상국의 연애관이 아니다. 논란을 만들고, 장사로 바꾸는 매체들의 오래된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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